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면제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인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지역 건설사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돼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고꾸라지고 있는 시기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엊그제 국무회의를 열어 국가계약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SOC 사업 32개 중 자치단체 발주 7개, 연구개발(R&D) 3개를 제외한 22개 사업(19조6천억원 규모)에 ‘지역 의무 공동도급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전남도 등이 지속적으로 건의해온 것으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지역 의무 공동도급제는 공사 현장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본사를 둔 업체가 참여한 공동 수급업체만 입찰 참가를 허용한다. 정부는 사업 성격에 따라 지역업체의 의무참여 비율에 차등을 뒀다. 국도, 산업단지 인입철도, 보건, 공항 등 지역 성격이 강한 16개 사업은 지역업체가 40% 이상 참여한 공동수급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고속도로, 철도 등 사업효과가 전국에 미치는 광역교통망 사업 6개에 대해선 지역업체의 비율은 20%까지 의무화하고, 나머지 20%는 입찰시 가점을 통해 최대 40%까지 참여를 유도키로 했다.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중 올해 발주 또는 착공되는 사업은 신안 압해-해남 화원 도로건설사업, 여수 화태-백야 서남해 관광벨트 조성 사업 등으로 국비 1조2천억원이 투입된다. 과거 국가시행 SOC 사업인 혁신도시 건설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경우 지역 건설업체 20%가 참여했지만 예타 면제 사업에는 국가계약법상 지역 건설업체의 참여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전남도와 대한건설협회 전남도회는 기재부와 국토부 등 중앙부처에 지역의무 공동도급 적용을 위해 건의 서한문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지역 건설사의 참여가 의무화됨에 따라 건설업계가 일대 활력을 얻는 것은 물론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 자재와 장비 활용 등으로 이어지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한편, 대형 건설업체의 기술 이전 등 업체 간 상생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