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류 정치’의 계절
이윤배
조선대 명예교수·컴퓨터공학과
조선대 명예교수·컴퓨터공학과
- 재생 준비중
2020. 03. 23(월) 18:45 가+가-
생사가 오리무중인 모 재벌 총수는 1995년 한국 사회를 평가하면서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못 박은 바 있다. 그리고 25년, 사반세기가 흘렀다. 그러나 한국의 4류 정치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을 뿐,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21대 총선을 목전에 두고 우후죽순 생겨난 정당이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까지 포함, 이미 40개를 넘어섰다. 여기에 사이비 철새정치꾼들까지 가세해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혼탁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그런데 한국 정치판의 ‘철새정치꾼’들은 정책이나 정강에 따라 당을 옮겨 다니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개인의 부귀영화와 보신만을 위해 권력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양지만을 선호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국민과 한 약속을 밥 먹듯 파기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는 철새정치꾼들의 이합집산과 철새 행각은 ‘수’와 ‘셈’의 논리에 따라 행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권력 맛에 이미 길들여진 더불어민주당은 기득권을 앞세우며, 국회 의석수를 늘려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에만 혈안이 돼 있을 뿐, 국민은 그저 그들을 지탱해주는 도구로 취급하고 있다. 한술 더 떠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창당을 두고 입에 거품을 물고 비난하더니 그들도 질세라 군색한 변명과 함께 범여권 비례연합인 ‘더불어 시민당’에 슬그머니 숟가락을 얹었다. 참으로 후안무치한 내로남불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장외 투쟁, 삭발, 단식 등 온갖 추태로 국민을 실망하게 한 바 있는 미래통합당 역시 예외가 아니다. 미래통합당은 3년 만에 다시 보수 통합이란 명분을 내세우며 갈기갈기 찢긴 헌 누더기를 깁고 꿰매 새 옷이라고 우겨대며 헤쳐 모였다. 이는 실체는 예전 그대로인데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될 수 없는, 국민 기만행위에 불과하다. 그리고 여야를 불문하고 선거철만 되면 능력이나 자질보다는 감성적인 스토리를 가진 인물들을 인재란 명목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해 일회용 소모품으로 쓰고 있어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에서 1987년까지 수많은 국민의 투쟁과 희생으로 민주주의와 함께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직접 뽑는 ‘직접 선거 제도’를 쟁취했다. 이런 까닭에 혹자는 ‘민주주의는 국민의 피를 먹고 자란다.’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는 많은 선거를 경험해 왔다. 그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원하는 적임자를 과연 선출해 왔는가?” 자문자답을 해보지만, 선뜻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없음이 유감이다. 출마자의 능력이나 자질은 제쳐두고 우선 출신 당을 보고 학연, 지연 등을 따져 투표했다. 그동안 유권자로서 부릴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섬길 사람을 뽑아 온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선거 당일만 유권자가 ‘갑’일 뿐, 선거가 끝나자마자, ‘개, 돼지’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 것이 아닐까. 당선자 또한 당선과 동시에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갖고 당리당략과 개인의 부귀영화만을 위해 정치를 할 뿐,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다.
어디 그뿐인가. 오늘날 선거와 미디어의 결합은 더더욱 마술적이다. 미디어의 개입으로 인해 정치적 능력이나 정책 등의 본질적인 문제보다는 연기 잘하는 사람, 잘 생긴 사람, 말 잘하는 사람 등 피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당선자가 가려질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보자의 살아온 과정이 어떤지, 도덕적, 윤리적 인프라는 갖춰져 있는지, 그리고 정책과 공약은 무엇이며, 내용과 질은 서로 어떻게 다른지 유권자가 끈질기게 추적할 때 후보자 이미지의 허상도 벗겨질 것이고 참모습도 볼 수 있다. 이는 유권자의 의무이자 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남이 가” 하고, 지난날과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면서 21세기 정치 선진국을 기대한다면 한마디로 코미디다.
따라서 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국민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정설로써 우리 국민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4류 국민이 4류 국회의원을 뽑고 4류 정치를 비판하고 욕하면서도, 그동안 묵인 내지는 방조해 온 것은 아니었는지 유권자 스스로 심각하게 자문자답해 볼 때다. 결국, 21대 총선을 통해 유권자들이 정치 개혁의 기틀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정치는 앞으로도 4류 정치의 굴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 정치판의 ‘철새정치꾼’들은 정책이나 정강에 따라 당을 옮겨 다니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개인의 부귀영화와 보신만을 위해 권력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양지만을 선호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국민과 한 약속을 밥 먹듯 파기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는 철새정치꾼들의 이합집산과 철새 행각은 ‘수’와 ‘셈’의 논리에 따라 행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장외 투쟁, 삭발, 단식 등 온갖 추태로 국민을 실망하게 한 바 있는 미래통합당 역시 예외가 아니다. 미래통합당은 3년 만에 다시 보수 통합이란 명분을 내세우며 갈기갈기 찢긴 헌 누더기를 깁고 꿰매 새 옷이라고 우겨대며 헤쳐 모였다. 이는 실체는 예전 그대로인데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될 수 없는, 국민 기만행위에 불과하다. 그리고 여야를 불문하고 선거철만 되면 능력이나 자질보다는 감성적인 스토리를 가진 인물들을 인재란 명목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해 일회용 소모품으로 쓰고 있어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에서 1987년까지 수많은 국민의 투쟁과 희생으로 민주주의와 함께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직접 뽑는 ‘직접 선거 제도’를 쟁취했다. 이런 까닭에 혹자는 ‘민주주의는 국민의 피를 먹고 자란다.’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는 많은 선거를 경험해 왔다. 그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원하는 적임자를 과연 선출해 왔는가?” 자문자답을 해보지만, 선뜻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없음이 유감이다. 출마자의 능력이나 자질은 제쳐두고 우선 출신 당을 보고 학연, 지연 등을 따져 투표했다. 그동안 유권자로서 부릴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섬길 사람을 뽑아 온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선거 당일만 유권자가 ‘갑’일 뿐, 선거가 끝나자마자, ‘개, 돼지’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 것이 아닐까. 당선자 또한 당선과 동시에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갖고 당리당략과 개인의 부귀영화만을 위해 정치를 할 뿐,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다.
어디 그뿐인가. 오늘날 선거와 미디어의 결합은 더더욱 마술적이다. 미디어의 개입으로 인해 정치적 능력이나 정책 등의 본질적인 문제보다는 연기 잘하는 사람, 잘 생긴 사람, 말 잘하는 사람 등 피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당선자가 가려질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보자의 살아온 과정이 어떤지, 도덕적, 윤리적 인프라는 갖춰져 있는지, 그리고 정책과 공약은 무엇이며, 내용과 질은 서로 어떻게 다른지 유권자가 끈질기게 추적할 때 후보자 이미지의 허상도 벗겨질 것이고 참모습도 볼 수 있다. 이는 유권자의 의무이자 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남이 가” 하고, 지난날과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면서 21세기 정치 선진국을 기대한다면 한마디로 코미디다.
따라서 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국민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정설로써 우리 국민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4류 국민이 4류 국회의원을 뽑고 4류 정치를 비판하고 욕하면서도, 그동안 묵인 내지는 방조해 온 것은 아니었는지 유권자 스스로 심각하게 자문자답해 볼 때다. 결국, 21대 총선을 통해 유권자들이 정치 개혁의 기틀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정치는 앞으로도 4류 정치의 굴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