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주말과 휴일 광주·전남지역 도심과 관광지 곳곳은 화창한 날씨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과 놀이공원 등의 휴·폐업이 늘어나면서,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됐던 도심은 또다시 코로나19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23일 정오 광주 서구 유스퀘어 터미널.

평소 북적였던 휴일 풍경과 달리 음식점과 카페, 영화관은 텅텅 빈 모습이었다. 손님이 없는 탓에 음식점 직원들은 밖으로 나와 수다를 떠는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 음식점도 1-2곳만 손님이 이용할 뿐, 나머지는 한가한 모습이었다.

한 토스트가게 직원은 “이곳에 터를 잡고 5년 이상 일했지만, 이렇게 장사가 안 되는 건 처음이다”며 “평소에는 손님들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하나 드시고 가세요’라고 하는데,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고 지나가버린다”고 속상해했다.

영화관과 커피숍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평소 같으면 인산인해를 이뤘던 영화관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또다시 발길이 뚝 끊겼다. 한 두명의 관람객만이 자리를 채울 뿐이었다. 이들 관람객들은 팝콘을 사면서도 ‘사람이 왜 이렇게 없냐’며 속삭이기도 했다.

한 관람객들은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 주말마다 친구와 함께 찾아온다”며 “2주 전 광주에 첫 확진자가 발생할 당시에도 영화를 보러 왔었는데 그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놀라워했다.

주변 커피숍 관계자는 “평소 같으면 10개 테이블 중 6-7개 정도는 채워져야 하는 시간인데, 거의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다”며 “지난주에 활기를 되찾은 것 같았으나, 또다시 발길이 줄어 매출은 언제쯤 정상 회복할지 근심이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음식점과 커피숍, 영화관은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긴 채 적막함만 가득했다.

이날 기준, 광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6명으로 늘어나면서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공포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들이 다녀간 식당과 동물원, 공공기관 등의 휴업·폐장·폐쇄가 잇따르면서다.

실제 확진자가 발걸음 한 담양군 창평시장 인근 국밥 거리는 ‘코로나 확진자가 저희 가게를 방문해 휴업하게 됐다’고 안내문이 걸려있었다.

식당 업주는 “방역을 철저히 해 재정비를 마치고 다시 찾아뵙겠다”며 “지난 18일 이후 식당을 방문한 손님은 가까운 보건소를 찾아가달라”고 안내했다.

지역 대표 놀이공원인 우치공원·동물원도 이날 폐장했다. 확진자가 지난 20일 오후 3시30분께 우치공원과 동물원에서 2시간가량 머물렀기 때문이다.

우치공원 관계자는 “애당초 24일부터 동물원을 폐쇄하려 했지만, 이날부터 놀이시설이 임시 휴장하면서 다 같이 폐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자치구들도 최근 운영을 재개했던 관내 사회복지시설 및 단체 급식소, 경로당 등의 운영을 전면 중단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주시는 지역사회 전파로 양상이 달라진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자치구마다 의료 역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접촉자 가운데 자가격리 공간 확보가 어렵거나 지자체 도움이 필요한 경우 별도의 격리시설을 지정해 운영한다.

공공 인력과 장비만으로 한계를 마주한다면 민간의료기관에 협력을 구하기로 했다.

시는 코로나19 의심 환자 진단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의료기관에는 손실을 보상할 방침이다. 감염병 관리 지원단도 확대 설치한다.

지원단은 역학조사, 환자와 접촉자 관리 기술지원, 보건소 요원과 민원응대 관련 교육 지원, 예방 홍보 활동을 한다.

한편, 광주지역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총 8명이다. 이들 중 2명은 지난 19일 퇴원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확진자 4명과 접촉해 격리된 인원은 총 198명이다./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