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여파로 움츠려진 광주 지역사회가 다시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임시 휴관에 들어갔던 복지관, 경로당, 어린이집 등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이 재개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모습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어서다.

또, 16·18번째 확진 환자와 접촉해 광주 21세기병원과 소방학교에서 열흘 넘게 격리 생활을 이어가던 환자와 보호자들도 이제 그리웠던 가족 품으로 되돌아간다.

19일 오후 광주 북구 문흥동 북구노인복지센터.

이날 점심시간에 맞춰 ‘사랑의 식당’을 이용하려는 지역 어르신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2주간 임시 휴업했던 복지센터가 이날부터 다시 운영에 들어가자 식사를 하기 위해 모인 어르신들이었다.

오랜만에 외출다운 외출을 했다는 조모(85) 할머니는 “그동안 외로워서 너무 힘이 들었다. 오늘부터 사랑의 식당이 다시 운영되고, 복지센터 프로그램도 다시 시작되니 너무 기분이 좋다”며 “점심으로 대체식품만 먹다가 오늘 식당에서 준비한 닭볶음탕을 먹으니 행복하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옆에 있던 한 어르신들도 “방구석에만 있으니깐 답답했는데 이렇게 나와서 식사까지 하고 나니 너무 즐겁다”며 “이제 좀 사는 맛이 나는데 앞으로는 휴관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사랑의 식당과 함께 복지센터 프로그램이 다시 운영에 들어가면서 풍물교실과 포켓볼을 치는 어르신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포켓볼을 치고 있던 이모(81) 할머니는 “매일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 지루했지만, 오늘 친구들과 이렇게 포켓볼도 치고 그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니 속이 후련할 정도로 시원하다”고 기뻐했다.

북구노인복지센터 관계자는 “이날 사랑의 식당이 다시 운영되면서 150명 중 100여명의 어르신들이 방문했다”며 “그간 대체식품을 받으러 오신 어르신들의 낯빛이 어두웠지만 오늘 운영이 시작되면서 밝은 얼굴을 뵈니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대구에서 코로나19 환진 환자가 하루사이 10명 이상 나왔다는 소식을 접해 아직은 긴장감을 늦추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광주에서 가족 관계인 확진자 3명을 제외하고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등 확산 상황이 진정세를 보이자 임시폐쇄나 임시휴업에 들어간 시설들이 속속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22번 환자가 근무한 광주우편집중국의 업무가 시작됐고 18일엔 광산구 399개 어린이집, 87개 유치원, 27개 초등학교의 돌봄교실·방과후학교가 정상 운영을 시작했다.

북구도 북구노인복지센터와 태봉노인복지관 등 ‘사랑의 식당’이 있는 총 12곳이 이날부터 운영을 재개했다./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