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와 후배 연극인들 15명이 한 무대에 오른다. 연극 ‘칠산리’에서다. 광주지역 연극의 발전을 위해 힘써 온 이들이 합심해 하나의 무대를 만드는 것. 소규모 공연이 대부분이었던 침체된 광주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극단 아트컴퍼니원과 광주문화재단은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연극 ‘칠산리’를 공연한다.

공연은 2019 원로예술인 공연지원사업으로 진행되며, 한국극작가협회, 문화아이콘,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광주연극협회가 후원한다.

연극 ‘칠산리’는 우리나라 대표 희곡 작가인 이강백 작가의 작품으로, 6·25 한국전쟁을 전후로 좌익과 우익이 대립하던 곳인 ‘칠산리’를 배경으로 한다.

6·25 전쟁 당시 빨치산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산에 쫓겨난 아이 12명을 거둬 기르는 어머니가 아이들을 위해 먹을 것을 모두 내어주고 결국 자신은 굶어 죽게 된다. 이후 열두 자녀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어머니의 무덤만 남아 있는 칠산리에 도로가 새로 뚫리면서 어미 무덤의 이장 문제로 다시 자식들이 칠산리 근처의 면사무소에 모인다.

면장은 칠산리 주민들의 요구로 인해 어미의 무덤 이장을 제안하고, 자식들은 어머니의 유골을 화장해 각각 나눠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배역으로는 차남에 윤광열, 노련형사에 정관섭, 면장에 김종진, 삼남에 조영철, 장남에 정상섭 등 5명의 원로연극인이 참여한다. 후배연극인들로는 박규상, 강유미, 정경아, 유지영, 고난영, 김경숙, 채윤정, 이영환, 박유정, 진소영 등 10명이 무대에 오른다.

연출을 맡은 송정우 극단 사람사이 대표는 “자신은 굶어 죽어가면서도 자식들을 생각하며 모든 걸 다 준 어머니의 사랑을 원로·후배연극인들이 한 무대에서 올리게 됐다”며 “과거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지만 현재에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광주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31일 오후 7시30분, 다음달 1일 오후 3시 2회 진행된다. /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