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서 테이프와 노끈 제공이 중단되면서 박스포장이 외면받고 있다.

그동안 박스포장은 구매한 물품을 많이 담을 수 있고 튼튼함이 강점이었지만 테이프와 노끈이 퇴출되면서 장점 역시 동시에 사라졌다. 이에 박스포장을 대체할 수 있는 장바구니·종량제봉투·개인카트 등이 급신장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지역 롯데마트 4개점(첨단점·수완점·상무점·월드컵점)의 매출을 1일부터 15일까지 분석한 결과 장바구니 644.1%, 핸드카트 18.6%, 종량제봉투 9.0% 각각 전년 대비 신장했다.

광주지역 이마트 4개점(광주점·봉선점·광산점·동광주점) 역시 이 기간 종량제 봉투 판매가 30% 증가했으며, 장바구니 대여도 2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에서도 지난해보다 장바구니 판매가 25.8% 뛰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제공해 다수가 사용하는 대용량 장바구니 말고 자신만의 개성 있는 장바구니를 구매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티몬의 지난 1일부터 2주간 장바구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고, G마켓에서는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에코백과 타포린백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7%와 13% 상승했다.

접이식 카트도 인기다. 대형마트들이 대용량 장바구니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에 불편을 느낀 소비자들이 아예 장 본 물건은 편리하게 운반할 수 있는 접이식 카트 구매에 나서면서다.

접이식 카트는 단단한 재질의 프레임에 두 바퀴를 달고 플라스틱 장바구니를 결합해 편리하게 물건을 나를 수 있다.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노년층 고객들이 주로 애용해왔다.

혼돈을 겪었던 마트 자율포장대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테이프와 노끈을 없앤 마트 조치에 항의하는 고객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주가 지나면서 장바구니를 든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환경보호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초기에는 불만도 있고 탈도 많았지만 잘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광주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는 “처음엔 포장용 테이프가 없어진 걸 모르고 마트에서 박스포장을 위해 테이프를 사기도 했지만 지금은 장바구니 3개를 챙겨 다닌다”며 “장바구니를 두고 온 날에는 종량제봉투로 대처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대형마트 3사를 제외한 일부 중소형 마트에서는 아직도 포장용 테이프와 끈을 제공하고 있다. /임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