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선거대책위원회 출범과 관련, ‘이해찬-이낙연’ 투톱 체제로 일단 출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호남출신 당 중진 의원이 ‘이낙연 전 총리의 백의종군’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20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당은 현재 설 연휴가 지난 뒤인 1월 말 또는 2월 초에 ‘이해찬·이낙연’의 ‘투톱 체제’로 선거대책위원회를 일단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권역별 공동선대위’ 등 기존 구상안을 위한 진용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일단 이 전 총리가 할 수 있는 역할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더 전면에서 일하게 해드릴 필요가 있다”며 “선거에 임박해야 유세본부가 필요한 것인데, 그런 점에서는 당장 모든 것을 확정할 것까진 없고, 단계별로 선대위를 띄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남 출신의 한 중진 의원은 이와 관련 “‘이낙연 대망론’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전 총리가 종로 지역구 출마와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만일 이해찬 대표와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되더라도 이 전 총리가 종로에 출마하게 된다면,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며 “종로 또한 쉽지 않은 승부처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 전 총리가 자신의 지역구는 내버려두고 전국의 격전지를 순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물론 비례대표 후순위를 받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수도 있겠지만, 선거법 개정으로 과거처럼 비례대표 순번 받기도 여의치 않다”면서 “차라리 백의종군한다는 자세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의 격전지를 순회하며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것이 ‘이낙연 대망론’에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귀국해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고, 22일 민주평화당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함께 참석하는 등 야권의 정계개편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전략공천 대상지 15곳을 제외한 238개 지역구에 출마할 후보 공모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까지 공모를 마감하고, 오는 30일부터 내달 5일까지 서류심사를, 내달 7일부터 10일까지 면접 심사를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심사 일정이 본격화하면서 당내에서는 공천 ‘칼바람’에 대한 설왕설래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강철규 위원장)가 진행한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에 든 의원들에게는 지난 주말부터 개별 통보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규에 따르면 통보를 받은 당사자는 48시간 이내에 공천관리위원회(원혜영 위원장)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당은 그러나 하위 20% 명단을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렇게 외부 비공개 방침으로 기운 데는 소속 의원들의 반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관위 내 일각에서 여전히 명단 공개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공관위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한 뒤 방침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