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18세 이상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오는 4·15 총선에서 어엿한 한 표를 행사한다. 지난달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만18세 이상 고 3학년생들의 투표와 선거 관련 활동이 가능해지면서 정치권은 물론 교육 현장에서 비상한 관심이다. 이번 총선에서 선거권을 갖는 고 3학년생 유권자(2002년 4월16일 이전 출생)는 전국적으로 1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광주는 5천300여명, 전남은 6천여명에 달한다. 평생학교와 학교밖 청소년까지 더하면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고 3학년생들이 학교 현장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 또 후보자들이 학교를 방문했을 때 어떤 대응이 적절한지, 이와 관련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여서 혼란이 우려된다. 더욱이 정치 편향성이 지나칠 경우 학업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다각적인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교육 당국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시·도교육청별 TF팀을 꾸리는 한편 공동선거교육 자료를 2월말까지 개발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 선관위 유권해석을 거쳐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는 선거법 사례집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선관위는 오는 15일 선거 대책회의를 열어 선거권 연령 하향 등과 관련한 종합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선거 연령이 낮아짐에 따라 각 정당과 후보들도 새내기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을 준비하는데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첫 ‘고교생 투표’란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이들의 표심이 선거의 승패를 가름하는 경우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이번 선거는 학생들이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럼에도 자칫 교육 현장이 정치 색깔에 물들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철저한 주권자 교육 등을 통해 올바른 정치 활동을 유도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