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 동구 학운동 주민들이 스스로 협치를 통한 비전 수립으로 주민자치를 꽃피워 마을을 더욱 풍요롭게 피워내고 있다. 자원 조사를 시작으로 마을 계획을 수립하며,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 등이 학운동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자생단체와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 속에 구도심이 가지고 있는 고민도 적극 해결하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마을 자생단체 결집·소통체계 강화

학운동은 마을의 미래를 생각하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2019년 협치마을 ‘무등 꽃구름 마을(무꽃동)’로 새롭게 태어났다.

구도심 공동화를 겪으면서도 동구에서 노인과 청소년 인구비율이 높은 곳이다. 세대간의 이해와 마을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생단체들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구도심 고유의 고민을 적극 해결하고,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 활동가들이 한데 모이는 계기가 바로 협치마을 사업이었다.

이에 학운동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2018년 총회를 거쳐 자생단체들과 함께 주민들의 대표적인 욕구를 파악하는 설문조사에 들어갔다. 주요 내용으로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원도심 쇠퇴로 불황을 겪는 마을에 활기를 넣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인심을 유지해 3대(代)가 함께 잘사는 마을, 전통·문화·역사의 가치를 지키고 계승발전 시킬 수 있는 방안, 증심사에서 이주한 상가들의 활성화 등을 모색했다.

주민총회에서 도출된 이야기를 중심으로 마을의 비전과 희망을 위해 학운동주민자치위는 마을계획 핵심 주민참여단인 ‘무꽃동 주민협의회’를 구성하고, 실천단원인 ‘구르미’를 중심으로 공동체 네트워크 강화 및 소통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250여명의 무꽃동 구르미는 마을 계획 실천을 다짐하고, 향후 마을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주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해 공동체의 유기적 활동 유지와 발전을 꾀한다.

◇3代가 함께 만드는 건강한 마을

무꽃동 마을공동체는 지난 2017년부터 3대(청소년, 성인, 어르신) 맞춤형 건강프로그램과 건강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선정하고 활발히 진행해 왔다.

마을의 여러 공동체들을 주축으로 주민 회의를 거쳐 ‘건강마을’을 기획, 건강강좌 선정과 재능기부 참여를 유도했다. 이에 주민이 사업의 주체가 되면서 주도적으로 마을 일에 관심을 가지고, 이웃간의 소통을 적극 이끌어 냈다.

건강마을을 만드는데 있어서 공동체들이 적극 나서 자원을 연계시켰다.

건강 프로젝트 중 일환인 건강댄스 및 강좌는 총 82회 시작됐으며 2천여명이 참여했다.

학운동 마을이름인 ‘무꽃동’ 마을 이름 짓기 공모전과 축제 등은 무꽃동 주민협의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동체 역량을 발휘하고, 이웃 간의 정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또 KCTV 광주방송 ‘줌인 나도 PD’ 프로그램과 연계해 마을 토박이 주민자치위원장과 무꽃동 구르미들이 학운동의 아름다운 역사와 전통을 소개하고, 곳곳의 건강한 환경을 널리 알리는 등 마을의 자존감 높였다.

무꽃동은 주민이 주인이 되는 마을 환경을 조성하며, 건강한 미래를 함께 그리고 있다.

◇주민 커뮤니티 공간 ‘마을사랑채’ 조성

무꽃동 주민협의회는 진정한 주민자치 의의를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 마을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의제를 도출했다.

총 7개 분야, 12개 의제가 도출됐는데, 가장 1순위로 커뮤니티 공간 구축이 떠올랐다. 그동안 마을 내에서 주민들이 소통하고 동아리 활동을 할 만한 공간이 따로 없었다는 것.

이에 ‘주민이 직접 발굴해 조성하는 멋진 곳’이라는 주제로 마을사랑채 조성에 나섰다.

무꽃동 주민협의회는 커뮤니티 공간을 물색하던 중 동구 의재로에 위치한 3년째 비어있던 구립어린이집을 발견, 주민들의 의견이 제안되면서 본격적으로 마을사랑채 마련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마을 커뮤니티 공간조성 사업에 공모해 최대 금액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지난 11월26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 운영중인 마을사랑채는 앞으로 주민들의 소통의 공간이자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협치의 창구가 될 예정이다. 또한 함께 구성된 공유 부엌은 향후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 진행 및 소외 이웃에 음식을 나누는 등 요리체험 공간으로 사용된다.

무꽃동 주민협의회는 마을자생단체·공동체·주민들과 함께 의제 도출에서부터 사랑채 공간 발굴·확보라는 과정을 통해 주민자치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소통의 필요성을 직접 체험하고, 주민들의 역량을 발휘하는 성장의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정다운 무꽃동 브랜드화 박차”
이종진 무꽃동 주민협 위원장

“학운동은 자연이 아름답고, 마을 공동체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더욱 풍요로워지고 있습니다. 무꽃동만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주민 모두가 행복한 마을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이종진 무꽃동 주민협의회 위원장(학운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은 “학운동은 무등산 산자락에 안겨 있는 마을으로 증심사와 미술관 등 다양한 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고 마을을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광주 동구 행정구역 중 두 번째로 넓은 면적과 인구가 모인 곳으로 예부터 동구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해왔다”며 “현재는 구도심의 대표적인 마을로, 다양한 고민을 껴안고 있는 곳이지만, 현재 활발한 무꽃동 주민협의회의 활동으로 날마다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9년 협치마을로 새롭게 시작하면서 기존의 여러 자생단체장들의 참여와 주민들의 관심 속에 마을 고유 역량을 발휘해 더욱 발전하고 있다”면서 “무꽃동 주민협의회는 정기모임을 통해 단체별 활동사항을 공유하고 마을미래 사업계획 등 마을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무꽃동 주민협의회의 지속적인 마을 사업 추진 노력 결과로 2019년 광주시 5개 공모사업(협치마을 선정, 마을커뮤니티공간조성 사업, 여성가족친화마을, 마을분쟁해결센터 소통방, 공유촉진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마을사랑채 조성을 꼽았다. 그는 “운영이 중지되면서 오랜시간 방치됐던 구립어린이집 공간을 주민협의회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의 소통 공간인 사랑채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에 의의를 둔다”면서 “다목적실과 공유부엌으로 쓰이는 것 외에도 동구에서 추진중인 책정원 4호점을 조성해 가족의 놀이와 휴식이 책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도심 속 마을 중 유일하게 무등산과 가까워 자연환경이 좋고, 정다운 이웃도 많은 동네인 만큼 무꽃동 주민협의회를 중심으로 마을만의 정다운 가치를 브랜드화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