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건(水山蹇)괘 초육의 효사는 ‘왕건래예’(往蹇來譽)다. 즉 ‘나아가면 어렵고 돌아오면 명예롭다’는 뜻이다. 상전에서는 이를 ‘앞으로 나아가면 어렵고 돌아오면 명예롭다는 것은 마땅히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해 ‘왕건래예 의대야’(往蹇來譽 宜待也)라 말했다. ‘나아간다’는 것은 동북으로 나가는 것은 흉(凶)이고 돌아온다는 것은 서남으로 자기에게 다시 돌아오는 것이 명예롭다는 것이다.

내괘의 초, 이, 삼효는 단전에서 말한 ‘견험이능지 지의재’(見險而能止 知矣哉)의 뜻에 따라 나아가지 말고 멈춰야 하는데 특히 초효는 양위에 음효가 있어 위치도 바르지 않고 응효(應爻)도 없어 나가면 험중에 빠져 어려움을 당하는 것이 불 보듯이 뻔한 일이니 험난이 없어질 때까지 물러서 멈춰 자신의 몸을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예’(譽)라는 의미는 ‘명성을 얻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명성을 잃지 않고 자신을 지킨다’는 소극적인 편안함을 나타낸다고 해석해야 한다.

득괘해 초육을 얻으면 모든 일들이 뜻대로 되지 않고 신고간난(辛苦艱難)이 많은 때이니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적극책으로 밀어 붙이면 어려움이 증가되고 생각지 못한 과패(過敗)를 초래하니 은인자중해 무사(無事)를 보전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운기, 사업, 거래, 교섭 등은 나아가지 않으면 무사의 편안함을 지킬 수 있다. 멈춰서 때를 기다리면 회천(回天)의 시기가 돌아온다. 건(蹇)의 어려움은 그렇게 오래가거나 언제까지 계속되는 것이 아니고 극하면 변하기 때문에 5효의 때에 그 기회가 오고 상효에 이르러 실현된다. 주소, 거소에 불안이 있으나 현재의 장소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물가는 오르는데 어려움이 있다. 혼담은 보류하는 것이 무난하고 잉태에는 어려움이 많다. 임산(臨産)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변괘가 기제(旣濟)가 되니 일이 성사되니 무사하다. 기다리는 것은 지체가 있어서 어려우니 더 기다려야 하고 가출인은 나간 곳에서 어려움이 있어서 다시 돌아오나 시간이 경과해 돌아오지 못하면 위험이 발생해 위험하다. 분실물은 잃어버린 지 얼마 안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병은 하체에 열이 있는 병으로 경증(輕症)은 완쾌되나 방심해서는 안 되고 중증(重症)은 위험하다. 날씨는 잠시 맑아지나 오래가지는 않고 흐리고 비가 온다. [실점예]에서 ‘모 사건의 진퇴길흉 여하’를 점해 건괘(蹇卦) 초효를 얻고 ‘고도탄상’(高島呑象)은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건괘는 암초가 많은 곳에 배가 선장 없이 들어가 오도 가도 못하는 절음발이가 된 상황이다. 지금 초효를 얻었으니 내가 먼저 나가면 내 꾀에 내가 속아 곤란에 빠지므로 태연자약(泰然自若)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상대가 찾아와 호랑이 앞에 고양이처럼 순종하게 된다. 나아가면 손해요 기다리면 이익이 있다’고 말했다.

건괘 육이의 효사는 ‘왕신건건 비궁지고’(王臣蹇蹇 匪躬之故)다. 즉 ‘신하가 왕을 대신해 어려움에 처한 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는 뜻이다. 건괘의 효사에는 육이와 구오를 제외하고는 모두‘왕건’(往蹇) 즉 ‘나아가면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육이는 구오와 상응(相應)하고 있어 신하와 군주가 서로 힘을 합해 건난(蹇難)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육이는 다른 효위처럼 물러서서 어려움을 피하는 것이 아니고 어려움을 어려움으로써 감수하면서 난국의 극복에 대처하고 있다. 건의 어려움에서 초효는 신하된 도리로서 어려움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만 육이는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도록 구오인 군주를 도와줘야 하나 구오인 군주가 난파됐기 때문에 육이를 도울 수는 없다. 상전에서도 이를 ‘신하가 왕을 대신해 충심으로 어려움을 구제함은 끝내 허물이 없다’고 해 ‘왕신건건 종무우야’(王臣蹇蹇 終无尤也)라고 했다. 2효에서 4효에 걸쳐 호체(互體)의 감난(坎難)이 있고 그 앞에 외괘 감난이 또 있으니 ‘건건’(蹇蹇)의 상이고 하괘 간(艮)은 몸이라고 하는데 구삼이 간의 주효로 몸을 의미하나 육이는 몸이 아니니 효사에 ‘비궁’(匪躬)이라 한 것이다.

점해 육이를 얻으면 신고간난의 때이나 군주나 사장, 근무처 등을 위해 분골쇄신하지 않으면 안 되는 바쁘고 힘든 상황으로 이를 피하기도 어려워 고난을 감수하겠다는 각오를 하는 것이 좋다. 원하는 것이나 사업, 거래, 교섭, 혼담 등 어떤 것도 진행하지 말고 매사에 무사를 지켜야 한다. 친척의 식객(食客)을 책임져야 하거나 옛날의 의리 때문에 자신의 지갑을 털 수도 있다. 꼭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은 5효나 상효의 시기에 추진하는 것이 득책이다. 물가는 하향하고 임산의 경우는 곤포괘(坤包卦)로 길점(吉占)이나 초기의 산부(産婦)를 점한 경우라면 어려움이 있다. 기다리는 것은 오기 힘들고 가출인은 신고(辛苦)를 각오하고 나갔으므로 돌아오기 힘들며 자칫 우물 속의 사체(死體)가 되는 경우도 없지 않고 분실물 또한 나타나지 않으며 도둑맞은 의혹도 있다. 병은 고통이 심한 증상으로 오래 끌고 고질화(固質化)되니 지금 근치(根治)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날씨는 바람 불고 우울하며 비가 온다. [실점예]에서 건괘 육이를 만나면 윗사람(왕, 사장, 주인 등)의 일은 아랫사람(신하, 지배인 등)이 분골쇄신해 대신해야 하니 바쁘고 힘든 시기이다.

건괘 구삼의 효사는 ‘왕건래반’(往蹇來反)이다. 즉, ‘나아가면 어려움에 빠지고 반대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반’(反)은 대상전(大象傳 )에서 ‘반신’(反身)으로 자기 자신의 내면으로 돌아간다, 즉 멈춰서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간(艮)은 몸으로 구삼이 그 주효로 간배신(艮其背)라는 의미가 생겨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를 상전에서는 ‘나아가면 고난에 빠져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니 이는 내부가 기뻐하기 때문’이라고 해 ‘왕건래반 내희지야’(往蹇來反 內喜之也)라 말했다.

점해 구삼을 만나면 역시 신고간난이 끊이지 않은 때이니 나아가서 일을 성사하는 기운이 아니고 물러서서 지키면서 시운(時運)의 전환을 기다려야 한다. 초육의 경우와 같으니 초육은 의지할 것이 없어 불안했지만 구삼은 돌아오면 안심되고 기쁜 일이 있다. 남에게 의지해 신뢰를 얻어 내부를 통솔한다는 의미가 있는 반면 다스리는 아랫사람이 방해가 되고 자유가 속박 당하는 일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예컨대 어린 형제를 돌봐 주다가 자신의 혼기(婚期)를 놓친 경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원하는 것은 기다리면 가능성이 있고 작은 일은 성사된다. 사업, 거래, 교섭 등은 물러서서 삼가는 것이 좋다. 억지로 진행하면 상대방만 득이 되고 본인은 그만큼 고생이 늘어나고 시간이 지체된다. 물가는 하락의 조짐이 있다. 혼담은 멈춰 포기하면 나중에 잘했다는 때가 오고 이로써 늦어진다. 잉태는 조기(早期)에 양수가 터질 수 있음으로 태아의 임월(臨月)까지 무사를 잘 지켜야 한다. 기다리는 것은 금방은 소식을 얻기 힘들고 가출인은 돌아오고 싶어도 쉽게 돌아오지 못하며 분실물은 안에서 잃어버린 것은 나오지만 밖에서 잃은 것은 포기해야 한다.

곤포괘(坤包卦)이지만 구삼이 변하면 이(離)를 잃어 도난의 우려가 있음으로 먼저 상자 속에 들어있는 증서 채권 등 중요 서류를 잘 간수해야 한다. 병은 허리의 통증으로 보행의 부자유 등 장기간 아픈 경우가 많고 급성 소화기 병으로 난증(難症)의 염려가 있다. 날씨는 흐리고 큰 비가 온다.

구삼이 동(動)한 [실점예]로 ‘직장 이직(離職) 여하점’에서 점고하기를 “건괘 삼효는 양강(陽剛)의 정위(正位)로 밑의 유순(柔順)한 음들이 의지하고 있고 응효인 상육은 음효로 힘과 지위를 잃어 구삼을 돕지 못한다. 따라가 나가면 어려움에 처하고 나아가지 않고 머물면 기쁨이 있어 ‘왕건래반 내희지야’라 했으니 움직이지 말고 때를 기다려라”고 했다./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