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되고 떨리지만, 설레기도 해요. 수험표를 받으니깐 이제 정말 수능을 보는 것 같아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3일, 올해 첫 수능에 도전하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예비소집에 나섰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전대사대부고 교실에서 만난 고3 학생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긴장감이 함께 묻어났다. 친구들과 장난을 치고 있던 학생들이 선생님으로부터 각자의 고사장과 수험번호 등이 표기된 수험표를 건네받자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일순간 적막이 감돌았다.

하지만, 그 순간도 잠시뿐. 서로의 수험표를 가리키며 후련함과 탄식이 교차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드디어 내일이다”, “수능 대박나자”라고 격려했으며, 긴장된 마음을 풀기 위해 “네 사진을 감독관이 못 알아보면 어쩌냐”라고 하는 등 친구들과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후 학생들이 손에 쥔 수험표를 들고 각자 반에서 교단으로 내려가자 후배들의 응원소리와 함성이 연신 터져 나왔다. ‘수능대박’이라는 문구가 담긴 플랜카드를 저마다 든 채 시험장으로 향하는 선배들을 위한 응원전을 펼치고 있었다.

본관 앞에 줄지어 서 있던 약 200여명의 후배들과 선생님들은 결전을 앞둔 수험생들이 지나갈 때다마 하이파이브와 함께 힘내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한켠에는 수험생들과 포옹을 하는 선생님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후배들의 힘찬 응원을 받은 수험생들은 ‘고맙다’라는 말을 전하며, 각자 지정된 고사장으로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이날 동신고에서는 교복 위에 겉옷을 꽁꽁 싸매고 친구들과 삼삼오오 짝을 지어 방문한 수험생들이 곳곳에 보였다. 이들은 자신이 시험을 볼 건물 층수와 화장실 위치 등을 꼼꼼히 살펴보며 결의를 다졌고, 부모님과 함께 고사장을 방문한 수험생도 있었다.

광주예술고에서 왔다는 신지혜(19 여)양은 “OMR 카드 마킹할 때 실수하면 안 되는데, 혹시나 잘못 마킹 할까봐 걱정”이라며 “막상 시험장에 와보니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을까하는 긴장감이 앞서 너무 떨린다”고 말했다.

같은 반 친구 10여명과 함께 온 살레시오고 오현수(19)군은 “이번 수능에서 국어가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1교시가 국어 시험인 만큼 평소보다 더 집중해 시험을 치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 옆에 있던 양민기(19)군은 “수능이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나아가는 관문이자 새로운 출발점인 만큼 긴장된다”며 “그동안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고, 1년 동안 지도해주신 담임선생님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장휘국 시교육감은 이날 수험생들에게 발송한 서한문에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초조함도 우리 수험생들의 간절함을 꺾지는 못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걸어온 시간은 비록 서툴지만, 의미 있고, 느리지만 견고하고, 힘겨웠지만 새로울 것”이라고 격려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