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산업화 때문에 사라져가는 우리 소리를 다시 전파하는 매력은 고고학자가 신라 금관을 발견하듯 보물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서민이니까 금관은 아니지만요(웃음).”

최상일(62) 전 MBC PD는 전국 마을 900여곳을 떠돌며 어르신 2만-3만명의 노랫소리를 모아온 지난 세월을 ‘보물찾기’에 비유했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는 MBC 라디오 민요취재팀이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채록한 토속민요를 바탕으로 28년간 방송된 장수 프로그램이다. 최 전 PD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토속민요를 기록하고 연구했다. 이렇게 녹음된 민요 자료는 고기잡이 어부들의 노동요부터 아낙네의 신세 한탄 노래까지 1만8천여곡에 이른다.

최 전 PD는 12일 열린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소리에는 토속적인 것에서 오는 느낌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속음식이라고 하면 몸에 건강할 것 같고 맛도 있을 것 같지만 좀 사라져가고 이 시대에 맞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데도 독특한 매력이 있지 않나. 민요도 그런 것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1일 개관할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초대 관장으로 임용될 예정이기도 한 그는 “고구마 줄기 나오듯이 나오는 우리 소리를 그저 몇 개만 찾고 말 순 없었다”면서 민요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