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 끝도 없이 길게 늘어섰다. 해남 닭장떡국 시식 퍼포먼스에 참여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적지 않은 시간을 기다려 받아든 떡국 한 사발에 참가자들은 혀가 뒤로 말려 들어가게 맛있게 먹는다. 해남 닭장떡국을 한 사발 뚝딱하고 또 다시 줄을 서는 이도 간간이 보인다. 다들 닭장떡국의 맛에 담뿍 빠져든다. 어디 그 뿐이랴, 떡메치기 코너에선 쫄깃쫄깃한 찰떡이, 김치코너에서 김치를 시식하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지난 주말을 전후해 나흘간(10월31일-11월3일) 해남 대흥사 일원에서 펼쳐진 제1회 해남미남축제에서의 모습이었다. 무려 13만6천여명이라는 관람객이 찾아와 함께 맛을 즐기며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첫 축제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찾아와 준 것은 그동안 땅끝 해남이 지닌 강력한 힘이 아니었나 싶다. 아름다운 구슬을 갖고 있다가 이번 참에 실에 잘 궤어 펼쳐놓았다고 할 수 있다. 거기다 아름다운 가을 정경을 품은 대흥사 자락에서 열린 축제여서 미각과 시각을 한꺼번에 잡은 축제였다.

‘자연담은 해남밥상’. 땅끝 해남은 한반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청정구역이다. 청정한 해남의 땅에 뿌리를 내리고 물에서 자라난 농수축산물은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런 건강한 먹거리가 아닐 수 없다. 개별적인 상품으로는 나왔지만 그걸 전체로 엮어내는 축제로까지 연결시키지 못했다가 이번에 맛 축제로 세팅했다는데 의미가 깊다. 대체적으로 해남은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맛도 으뜸이다. 그 으뜸인 맛을 내걸고 ‘미남(味南)축제’를 연 것이다.

어디 맛뿐이랴, 해풍을 맞고 자란 농산물은 건강학적인 측면에서 으뜸이다. 맛있고 건강한 식재료의 농수산물을 키워내는 해남을 확실히 부각시켜내는 게 그리 쉽지 않았다. 여느 지자체를 가건 비슷비슷한 축제가 많다. 올해 이 축제를 준비하면서 ‘원 오브 뎀’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 확실한 해남만의 고유하고도 독자적인 지역축제를 만들고 싶었다. 해남의 건강하고 맛있는 농수축산물의 식재료가 이러이러하다를 확실히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이것을 생산하는 농어민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게 목적이었다. 좀 짧은 준비기간 동안 부랴부랴 움직였다.

무엇보다 이 같은 축제에 목마름이 강했던 해남군민과 향후들의 성원에 힘입어 첫 번째 행사에 그토록 많은 이들이 찾아와 준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 그리고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큰 동력이 되었다. 이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첫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어떻게 관람객의 외연을 넓힐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해남군민만의 축제만이 아니라 전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은 맛 축제로 서게 할 것인가를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 그리고 이 축제에 해남이 가진 여러 문화자원들을 상호 연계해 사시사철 해남을 방문하고 싶은 고장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공룡, 땅끝, 대흥사, 미황사, 우수영, 고구마, 배추, 김, 쌀 등 해남의 여러 자원들을 이 축제를 통해 통합적으로 엮어내고 이 개별자원들이 또 각자 빛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더 나은 미남축제를 지금부터 준비할 터이니 많이 기대해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