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나와 택시를 타려는데 담배 연기 때문에 숨 막혀 죽겠어요”.

광주와 전남의 관문 공항으로 지난해 198만명이 이용한 광주공항이 일부 비양심 흡연 행위를 하는 택시기사들로 인해 지역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 더욱이 담배 연기가 승강장 주변까지 확산되면서 공항 이용객들이 간접흡연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일 오후. 광주공항 택시승강장 인근에는 택시가 줄을 이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고, 아직 승객을 태우지 않는 기사들은 택시 승강장과 주차장 사이에서 흡연하고 있는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또, 승강장 뒤편 기둥 아래에는 아이들 분유통이 버젓이 담배 재떨이로 사용되고 있으며, 기사들이 피우다 버린 수십 여개의 꽁초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택시승강장 인근 분리수거 구역에는 금연구역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지만 이마저도 스티커로서 붙여져 있는데 의미를 다할 뿐 기사들의 배려심 있는 흡연 에티켓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승강장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승객들의 얼굴에는 불편한 기색이 가득했다. 또 아이를 데리고 있던 한 여성은 연신 손을 흔들며 담배 냄새를 피하기 바빴다.

광주공항을 자주 이용한다는 김모(26·여)씨는 “기관지가 약하고 코가 예민해 담배 연기에 민감한 편이다. 한번은 공항에서 택시를 타려고 할 때 어디선가 담배 냄새가 나서 인상을 찌푸리며 코를 막았더니 담배를 피우던 기사가 되레 뭐가 불만이냐는 표정으로 인상을 써 허겁지겁 뒷 택시를 탔던 기억이 있다”고 울상지었다.

광주공항과 관할 지자체인 광산구청에는 간접흡연 및 금연구역에서의 흡연문제로 수차례 민원이 접수된 바 있지만 단속 및 계도 인원 부족과 별다른 강구책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흡연을 하고 있던 기사에게 금연장소에서 왜 흡연을 하냐는 질문에 “차는 여기다 세워두고 흡연은 저기 100여m 떨어진 곳에 가서 하라니 말이냐 뭐냐”면서 “택시 탑승구간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시민들에게 피해 안가도록 피우고 있으니 상관 말라”고 되레 삿대질 했다.

광주공항 관계자는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몇 번 주의를 준 적이 있지만 그 당시에만 잠깐 잠잠해 지더니 다시 흡연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관련 구청에서 나와 과태료 부과 및 계도 활동을 같이 펼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외면하는 금연정책에 간접흡연 피해가 더욱 늘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금연구역만 늘릴 것이 아니라 시민 건강을 살피는 실질적인 대책과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철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