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이정록 전남대 교수(위원장)
▲강용 학사농장 대표
▲문병채 ㈜국토정보기술단장
▲윤정주 ㈜하나룩스 대표
▲최현기 법인보육시설 대표자협회장

광주매일신문 제6기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이정록)가 지난 25일 본사 TV스튜디오에서 제3차 회의를 가졌다. 이날 위원들은 광주매일신문 독자를 대표해 지면 보도·편집에 대한 지적과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독자권익위 회의 내용을 정리한다. /편집자註

▲이정록=오늘도 광주매일신문으로 하루를 열었다. 1면부터 정치·사회·경제·문화, 그리고 지역면과 사람들면을 통해 어제와 오늘을 내다봤다. 9월25일자 신문 18면 ‘사람 사는 세상’에는 전병원 광주 동구 명장이자 장인협회 초대회장이 톱기사로 실렸다. 회장들을 다루는 것은 좋다. 하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가능하다면 모두가 아는 알려진, 유명한 사람이 아닌 로컬 신문답게 시골사람들을 다뤄줬으면 한다. 이를테면 농사짓는 사람들, 이번에 태풍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이 지면에 싣는 건 어떨까. 광주매일신문이 특정 사람들에게만 한정된 게 아니고 모든 이들의 신문이 됐으면 한다. 취재 범위를 넓히면 신문독자도 늘어나고, 광주가 아닌 전남지역에서의 힘도 더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안타까운 부분은 어느 날 기사에 전문가 조언 등이 빠졌다는 것이다. 이는 광주매일신문뿐만이 아니라 TV, 타 신문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건이나 사안을 기사화할 때 교수라든지 전문가 조언은 필수다. 객관적인 보도와 기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한 대목이다. 기자가 자신의 이야기만 풀어나가기 급급하기 보다는 전문가 멘트 등에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 또한 사회·경제 문제에 관련된 기사들은 수시로 생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다른 지방신문이 보도 하지 못한 것을 선도하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앞서 나가야 한다. 이밖에 ‘목포해상케이블카’ 기획보도를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를 알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병채=신문에는 저마다의 색깔이 있다. 광주매일신문의 색은 다른 지방지에 비해 다소 연한 편이라 할 수 있다. 광주매일신문의 논조는 중립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중립을 지키는 것은 옳다. 그러나 자칫 무난한 신문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9월25일자 사회면 ‘상무지구 공영주차장 부지 타당성 논란’ 기사만 해도 그러하다. 상무지구 공영주차장 부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제목에 ‘논란’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너무 객관적인 것에 비중을 두다 보니 신문의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객관적인 보도에서 균형을 잡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바로잡을 것이 있다면 더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 그렇다 해서 없는 사실을 만들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실적인 것은 사실로 보도해달라는 의미다. 또한 기사의 질을 좀 더 높였으면 좋겠다. 남광주시장을 ‘문화관광형 특화시장으로 육성한다’는 기사를 접할 때 보도자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도자료 그대로 쓸 것이 아니라 문제점 등을 써주고 방향성을 조금이라도 제시해줬으면 한다. 독자들은 보도자료가 아닌 조금은 다른 기사를 원한다. 앞서가는 신문이 되려면 칭찬과 비판을 적절히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현기=신문의 색이 진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특히나 광주지역민들은 투쟁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집단폭행 등을 당할 수도 있다. 지역에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조차하기 어렵다. 신문은 그런 것들을 탈피하는 역할, 객관적으로 중재해주는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최근 이용섭 광주시장이 광주를 인공지능(AI) 대표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역의 미래먹거리에 대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9월25일자 1면 ‘광주 AI산업단지 육성을 위한 입법정책 토론회’를 신문사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김경진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한다는 사고를 접하고 매우 반가웠다. 이러한 토론회들을 앞으로 더 많이 열어 지역 현안에 대해 고민하고 방향성을 제시해줬으면 좋겠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지역 주재기자 말고 기사를 쓸 수 있는 기자가 별로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광주매일신문 기자는 일당백인 것 같다. 사흘 동안 지면을 살펴봤더니 한 기자가 많게는 29건이나 기사를 생산하는 것을 봤다. 기자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열악한 환경 속이지만 젊은 기자들을 외부로 보내 교육하고, 앞으로 더 좋은 기사 생산을 부탁드린다.

▲강용=입맛에 맞게 기사를 썼으면 한다. 여기서 입맛이란 전문성과 더불어 일반적인 독자에게 초점을 맞출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 공무원에게 맞출 것인지 정했으면 한다. 그런 면에서 9월25일자 1면 톱기사(‘돼지열병 남하 조짐 전남도 초긴장’)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돼지열병이 남하해 퍼졌을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하는 지 등 디테일이 부족했고 초점도 잘 맞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또는 돼지를 키우는 이들에게 조금만 더 포커스가 맞춰졌다면 모두가 공감하는 기사가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은 돼지 때문에 폭동이 일어나기 직전인데 우리나라도 돼지열병이 퍼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를 기사 꼭지 꼭지마다 대상자들을 다뤄졌으면 한다. 상무지구 공영주차장 문제를 다루는 기사 역시 같은 맥락으로 다뤘다면 또 어땠을까. 만약 그랬더라면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영향력과 파급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최근 며칠간 광주매일신문을 보면서 편하지 않았다. 사람은 기분에 따라서 보여지는 게 다르지만 원인은 따로 있었다. 편집과 사진 배치, 색의 조화 등이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편집에 대해 조금만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

▲윤정주=두루뭉술한 기사는 영양가가 없다. 적나라하게 기사를 다뤄야 하는데 애매하게 다루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상무지구 공영주차장, 돼지열병 기사가 내용은 다르지만 전체적인 흐름으로 봤을 때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독자들은 단순히 그 사항에 대해 정보만 얻지 않는다. 독자들도 똑똑해졌다는 말이다. 돼지열병을 소독·살균 등 대처할 수 있는 것,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 등을 좀 더 자세하게 들려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생활에 밀접한 기사를 많이 다뤄줬으면 한다. 지난 ‘쓰레기 대란’ 기사는 정말 좋은 기사였다. 생활쓰레기 대란은 정말 심각한 상태로, 시민들에게 주변의 자세한 내용을 보도해줘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다. 언론의 역할은 다양하지만 미담 기사와 홍보기사를 만드는데 열을 올렸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광주매일신문은 지역의 다양한 이슈거리를 기사화해 지역민들에게 제공하는 역할과 지역사회를 선도하는 지방신문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또한 토론회 등을 활성화해 지면을 더 넓게 홍보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리=임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