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실시 30년을 맞아 지방자치·주민자치를 보다 발전시키기 위한 주민의식 제고와 자치역량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품자!주자! 시민들’, 광주매일신문, 조선대 법학연구원이 주최하고 광주전남지방자치학회가 후원한 ‘행복한 자치공동체 실현을 위한 대토론회’가 24일 오후 2시 조선대 해오름관 1층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이민원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좌장으로, 김순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장의 주제발표, 김재철 광주전남연구원 연구위원, 박준수 광주매일신문 지방자치연구소장,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이사, 임택 광주 동구청장 등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편집자 주

◇참석자
●주제발표=▲김순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좌장=이민원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광주대 교수
●토론=▲김재철 광주전남연구원 연구위원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이사 ▲박준수 광주매일신문 지방자치연구소장 ▲임택 광주 동구청장


주제발표 : 김순은 자치분권위원장 ‘직접민주주의와 주민자치 활성화 방안’

자치분권은 저성장의 고착화, 저출산·고령화 심화, 수도권 집중 현상 등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비전은 ‘우리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으로 주민과 함께하는 정부, 다양성이 꽃피는 지역, 새로움이 넘치는 사회를 모토로 한다. 이를 위해 주민주권 구현, 중앙권한의 획기적인 지방이양, 재정분권의 강력한 추진, 중앙-지방 및 자치단체간의 협력 강화, 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책임성 확대,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지방선거제도 개선 등 6대 전략을 추진중이다.

자치분권 종합계획은 자치분권의 최종 지향점이자 최고의 가치인 주민주권 구현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소비·소득과세 중심으로 지방세 구조를 개편해 지방재정의 기간세화 기반을 마련한다.

또 중앙·지방 협력기구 운영 등을 통해 국가와 자치단체간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자치분권 관련 법령 제·개정의 신속한 추진으로 강력한 실행력을 담보로 하는 것을 담고 있다.

주민주권 구현을 위해선 주민 참여권 보장, 숙의 기반의 주민참여 방식 도입, 주민자치회 대표성 제고 및 활성화, 조례 제·개정의 주민직접발안제도 도입, 주민소환 및 주민감사청구 요건의 합리적 완화, 주민투표 청구대상 확대, 주민참여예산제도 확대 등이 필요하다.

주민자치가 발전하고 활성화되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주민자치회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는 주민자치회 설치 및 행·재정 지원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주민자치회 기본사항과 지원근거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며, 읍면동장 주민추천제 및 역할 강화, 읍면동 주민자치 담당자 임기 보장, 주민자치 재정 강화 등을 추진중이다.

지방자치 차원에서는 주민자치회 설치·운영을 위한 실행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주민자치회 조례 제정을 비롯해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주민자치 교육, 주민주도형 자치사업 지원, 주민참여를 위한 홍보 및 독려, 활용 가능한 주민자치 재원 연계, 위수탁이 가능한 사업 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 차원에서는 주민자치회에 대한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주민자치회 권한을 적극 활용해 마을자원을 이용한 자치계획을 수립하고, 주민총회 참여로 의사를 표현한다. 또 주민자치회 정착을 위해 공모사업과 위수탁 사업 발굴 및 활용, 주민참여 확산을 위한 1대1 홍보 활동 등이 필요하다.


“진정한 주민자치는 주권자의 조직 참여”

김재철 광주전남연구원 연구위원

풀뿌리 주민자치회는 주민 스스로 조직하는 주민자치결사체로 인식해야 한다. 주민자치회의 구성은 즉 회원은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개방성의 원칙이 강조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제한된 주민자치회는 주민참여를 가로막고 정당 공천을 기반으로 한 선출된 기초자치단체의 관변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높다.

주민자치 임원은 주민자치회 등록회원, 즉 주민에 의해 선출되고 자치규약을 제정해 운영할 수 있다. 기초자치단체장이 위원을 위촉하는 것보다 운영과 구성은 자율에 맡기고, 주민자치회 설립과 변경을 인정하는 승인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자치 활동가들이 단체장의 위촉장보다는 주민들로부터 받은 신뢰가 더 명예로운 커뮤니티가 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자율적인 주민결사체로서 주민자치회가 민간단체 공익법인으로서의 주민자치단체 또는 협동조합으로 발전할 때 다양한 지역공동체 활동과 주민주도로 마을을 가꾸는 실질적 기능을 할 수 있다. 이제 자치문화가 일방적으로 행정에 의존하는 시대를 벗어나 권리와 책임을 동시에 갖고 민관 협업과 공유와 소통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문화가 돼야 한다.


“지방분권 실현 핵심, 중앙 권한 지방이양”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이사

문재인 대통령이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러한 약속이 현행법 안에서 진정한 지방분권이 이뤄질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지방분권 실현의 핵심 전략은 중앙 권한의 획기적인 지방이양이다. 중앙정부가 쥐고 있는 권한을 지방에 얼마나 이양해줄 것인가, 실제적으로 지방재정을 얼마나 분권화 시킬 것인가 가장 큰 과제다. 자치재정권, 자치 조직권을 지방정부가 가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진정한 주민주권은 실질적인 주민참여확대, 직접참여, 직접민주주의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주민소환 및 주민 감사 청구를 완화시켜서 주민들의 뜻을 받으려고 한다. 주민참여 예산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있다.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해내려고 한다. 현재 실질적 주민참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숙제가 있다. 민선6기에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다. 주민참여예산제, 시민총회, 시민정치 페스티벌이 있었지만 일회성, 전시성, 이벤트성이 강했다. 기존에 있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로 얼마나 질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한다.


“자치분권 취지 맞게 재정자율성 보장해야”

박준수 광주매일신문 지방자치연구소장

지방분권과 주민자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현안이다. 하루빨리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돼 지방분권과 주민자치가 활성화 돼야 한다.

지역 지자체들의 재정여건이 열악한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지방세와 세외수입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강력한 재정분권 추진 등 정부 차원의 특단 대책이 요구된다. 문재인 정부는 자치분권 확대 차원에서 재정분권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로드맵에 따라 현행 8대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2022년까지 7대3으로 개선하고 향후 6대4까지 확대해 실질적인 재정분권을 실현할 방침이다.

그런데 지방소비세 인상분 배분에 대한 일련의 과정이 지방자치의 뿌리인 기초단체를 외면한 채 광역단체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기초자치단체로부터 자치분권의 취지에 맞지 않고 재정자율성을 제약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기초단체들은 행정안전부가 지방 4대 협의체를 통한 협의시스템을 마련해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추진하고 광역단체와 동등하게 기초단체의 자주재원 확충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시민성·시민력 기르는 공론장 형성이 핵심”

임택 광주 동구청장

문재인 정부는 자치분권 비전 및 6대 추진전략 중 주민주권 구현을 위해 ‘주민 참여권 보장, 숙의 기반의 주민참여 방식 도입, 주민자치회 대표성 제고 및 활성화, 조례 제·개정, 주민참여예산제도 확대 등 7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주민자치회를 활성화해 풀뿌리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고 주민참여제도를 강화해 주민 중심의 지방자치를 확립하려는 지향점을 강조했다고 본다.

성공적인 주민자치회로 전환하려면 몇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주민자치회 구성의 대표성 확보로 주민자치위원의 선출방법, 자격, 해촉 등 특성이 반영된 구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치위원의 자질과 역량을 키워내는 교육과정 운영이 중요하다. 둘째, 주민자치회의 역할 및 기능, 설치 목적이 명확해야 하며 주민총회와 주민자치계획의 내실화가 필요하다. 셋째, 주민자치회와 지역내 다른 주민조직과 협력이 필요하다. 넷째, 주민자치회 운영에 있어서 탈 정치화가 필요하다.

마을자치계획과 주민총회를 통한 마을자치 플랫폼 기능, 시민성과 시민력을 기르는 공론장을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본다./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