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자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결되는 국가 정책사업의 핵심 과제인 ‘문화적 도시재생’ 사업은 오는 2022년까지 5년간 약 5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쇠퇴하고 있는 지역을 도시 특성에 맞게 부흥시키고 민·관이 손잡고 새로운 문화공간을 창조하며 재개발과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하는데 목적이 있다.

◇지자체 특성 살린 문화콘텐츠 개발

단순 개발로는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일궈내기 어렵다. 각 지역별 특색을 살린 사업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즉 지역이 역사·문화자산을 활용해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문화재생으로 연계 가능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

일반적이고 평준화된 도시재생의 경우 노후 저층 주거지, 쇠퇴한 구도심 등 낙후된 근린 시설의 재개발 및 국가와의 분권 협력을 통해 안전한 정주환경을 마련할 수는 있지만 미래의 연속성이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에, 지자체 특성을 알맞게 살린 문화 컨텐츠 개발을 바탕으로 진행된 도시재생은 독자적 문화 플랫폼을 구축함과 동시에 문화와 상업, 창업과 일자리 창출의 연속성과 가능성을 진취할 수 있으며 지역 경제의 순환점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데서 매력적이다.

광주의 양림동과 목포, 전북 군산의 근대역사 문화의 경우 해외의 다른 문화와 상충되지 않기 때문에 문화·역사적 가치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세계 근대역사의 새로운 이면을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문화적 도시재생의 큰 강점을 지니고 있다.

과거 전염병이 걸린 시체를 매립하던 양림동 풍장터는 민·관 협치 모델의 협심으로 구 문화와 신문화의 조합을 통한 도시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했으며, 동시에 원주민 청년 창업자들이 도시 재생사업지에 감성을 불어 넣으면서 신세대 문화의 감성상권을 형성했다.

이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는 근대문화역사를 느낌과 동시에 감성상권 또한 즐길 수 있어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일제시대의 뼈저렸던 수탈의 역사를 왜곡 시키지 않고 여과 없이 보여주며 역사문화의 교육장소로 탈바꿈한 군산의 경우 한국의 다크투어리즘(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나 재난·재해 현장을 돌아보는 여행) 콘텐츠에 발맞춰 반성과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근대문화 도시재생 지역으로 거듭났다.

이처럼 각 지자체의 지리적 요건과 문화적 특성을 살린 문화콘텐츠 개발이 주를 이루면서 지역의 브랜 제고와 경쟁력 저변 확대를 통한 문화적 도시재생이 요구되고 있다.

◇재개발·관광 프로그램의 균형있는 합작

도시재생 사업 중 가장 초석이 되는 단계는 구도심의 근린 시설 재개발을 통한 원주민과 도시민들의 안전한 주거지 환경 조성이다. 노후된 저층 주거지 및 쇠퇴한 구도심에 숨을 불어 넣는 과정으로 기본적인 생활환경이 안정적으로 기반을 다져야 문화 산업을 토대로 관광프로그램을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초창기 도시재생 사례들의 경우 허름한 시설 개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문화와 관광, 상업 등 밸런스 있는 상생이 어렵고 ‘따로 논다’는 느낌이 많았다.

‘잠은 여기서 자고 노는 건 저기서’ 하는 이중적인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잠시 머물렀다 가는 정도의 소비만 이뤄질 뿐 ‘먹고, 자고, 보는’ 삼박자가 갖춰지지 않아 일회성 관광산업의 실패로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문화적 도시재생의 트렌드는 원주민이 삶의 터전과 문화 상권을 조성하면 관광객들이 몰려와 그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를 경험하고 동시에 지역의 역사성을 체험하는 등 문화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에 큰 흥미를 보이고 있다.

경북 경주시의 경우 2천년 통일신라의 역사 문화를 바탕으로 문화재 탐방 및 야행 문화제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수십만명에서 수백만명이 머물다 가고 있다. 이처럼 광주 양림동도 근대문화역사와 함께 상권문화를 같이 즐길 수 있는 균형있는 합작이 절실하다.

양림동의 감성상권은 이미 소셜커머스(SNS)를 통해 많은 소비객들로 발길이 잦지만 근대문화 역사 주변에는 관광객들을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재개발의 포커스가 단순히 상권에만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광주시와 전남의 22개 시·군을 기반으로 내 주변지역의 역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연계형 역사체험 프로그램과 지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제 야행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상권 개발과 관광 개발의 균형미를 갖춘다면 타 지역의 관광객뿐 아니라 시·도민까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경제 저변 확대로 수익구조 모델화 마련

갈수록 문화의 유행 주기가 짧아지면서 세대와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 문화가 빠르게 변질 혹은 확산되고 있다.

‘사람이 모인 곳에는 돈이 모인다’라는 말이 있다. 각 도시의 특성을 살린 문화적 도시재생으로 문화·관광 산업이 발달하면 지역 경제가 활발해진다. 그러면서 지자체의 예산 자원이 풍부해지고 타 지자체의 관광 산업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문화적 도시재생의 수익구조를 모델화 하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연 교통의 편리함이다. 내집 근처에 있어도 가는데 교통이 불편하다면 모두들 꺼려하기 마련이다. 이에 문화콘텐츠가 개발되면 그에 따른 교통 플랫폼도 연계시켜 원주민과 관광객들이 편하고 자주 발걸음 할 수 있도록 교통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근대역사 문화지인 목포의 경우 KTX 호남선의 종착연인 ‘목포역’이 있지만 서울역에서 출발해 편도로 2시간42분이 소요된다. 목포역에서 근대역사문화공간까지 도보로 10분 밖에 걸리진 않지만 관광 도시에 걸맞지 않은 빈수도가 적은 수도권 전역의 버스 운행과 기차 시간 때문에 교통 편차를 줄여달라는 등 불편 민원이 잇따르기도 했다.

그나마 광주시의 경우 기차와 버스 모두 고른 시간대에 편성돼 있어 관광객들이 방문하기 좋은 여건을 두루 갖췄다.

전문가들은 국가의 미래 프로젝트인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된 각 시·도는 문화 재생사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치밀한 전략 마련과 강력한 실행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한다. 차별화되지 않는 단편적 추진은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경제의 활력을 위해 타 지역과의 매칭을 통해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각 지자체의 특성을 가진 문화콘텐츠를 교통 노선으로 조합해 테마별 콘텐츠 만들어 탐방을 할 경우 편리한 교통를 확보할 수 있고 당일치기 여행에서 숙박이 가능한 여행으로 발달 가능해 보고, 즐기고, 먹는 연계형 레저사업으로 지역경제를 활발히 순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철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