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산수미술관은 다음달 12일까지 기획전으로 ‘강산이 변하면 빛이 되리’ 전시를 마련한다. 작가와 비평가를 1대1 매칭해 선보이는 이 전시는 젊은 작가 발굴과 동시에 지역 미술담론 확장과 비평가 양성을 위해 기획됐다.
‘강산이 변하면 빛이 되리’전은 ‘10년 후에도 빛날 작가’라는 주제로 광주·전남 작가 10명을 선정해 작품과 비평문을 함께 전시한다.

조선대 미술학과 시각문화큐레이터 전공 4학년 ‘On Criticism’의 구성원 10명이 직접 선정한 작가 10명을 초청, 작가와 비평가가 일대일 매칭해 작품과 비평문을 선보인다.

동아리 구성원들은 오늘날 다원주의 시대에 어떤 작품이 10년 후에도 빛날 지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고자 했다. 그 기준은 동시대 미술 비평에 대해 체계적인 이론을 제공하고 있는 노엘 캐럴의 ‘비평 철학’을 토대로 논의됐으며,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시선과 통찰’팀과 ‘담론과 표현’팀으로 나뉘어 기준을 세웠다.

‘시선과 통찰’(강동아, 김고운, 박명지, 유은영, 최진주 큐레이터)팀은 우리에게 특별한 통찰을 줄 수 있는 작품에 중점을 뒀다.

관람객이 작품을 마주쳤을 때 작가의 의도가 작품에서 확고히 드러나는 작품, 작가만의 특색이나 작품 세계가 보이는 작품, 그리고 감상을 통해 사고의 폭을 확장할 수 있는 작품을 선정했다.

‘시선과 통찰’ 팀은 5명으로 구성됐다. 이 팀에서 선정된 박성완 작가는 ‘박성완체’라고 불리는 독보적인 그림체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 작가는 우리의 일상을 재해석해 줌으로써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정을 이끌어낸다. 조하늘 작가는 21세기 현대인들의 고질병으로 대두되고 있는 ‘우울’에 관심을 가지고 우울을 인간의 장기형태로 재구성해 치유과정을 표현한다. 노여운 작가는 유년시절을 함께한 공간의 사라짐을 그만의 표현방식으로 풀어내고, 하승완 작가는 신문에서 보여주는 스타일을 이용해 현대사회의 어두운 면을 호소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성혜림 작가는 지난 8년간 보여줬던 ‘생각하는 아이’ 시리즈를 발전시켜 현실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그런가 하면, ‘기술과 표현’(김주연, 김지성, 임지유, 최홍비, 한지수 큐레이터)팀은 작품 제작 과정을 통해 얻게 된 예술가의 성취에 초점을 맞췄다. 각 장르의 목표에 충실하면서 혁신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작품, 표현방법과 내용이 다른 작가와 한 눈에 구별될 정도의 독창성을 보이는 작품을 선정했다.

박정일 作 ‘꿈’

강동호 作 ‘하이브리드 사피엔스’

여기에 선정된 유상근 작가는 ‘디지털 페인팅’이라는 독보적인 기법으로 다 먹은 음식을 인생에 비유하여 표현하고, 김소정 작가는 우울한 일상을 경계가 흐린 드로잉과 채색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세상에 나쁜 우울은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강동호 작가는 현재와 미래사회의 문제를 로봇 혹은 혼종의 생명체로 보여주고 있으며, 김연호 작가는 여름과 겨울의 공존을 동화처럼 표현해 독자들에게 따뜻한 감성과 마음의 안정을 준다. 박정일 작가는 몽환적인 배경의 추상이미지와 정물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다른 작가와 차별화된 삶의 위안과 자유를 제공해준다./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