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수도관 중 30년이 넘은 노후 수도관 비율이 전국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녹과 찌꺼기가 쌓여 만든 ‘붉은 수돗물’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인천 일대에서 벌어진 ‘붉은 수돗물’ 사태의 근본 원인이 낡은 수도관을 교체하지 않은 점으로 지목되면서 광주지역 노후 수도관에 대한 안전 실태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환경부의 ‘상수도통계 2018’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국 상수도관(도수관·송수관·배수관·급수관) 등의 전체 길이는 20만9천34㎞로 이 가운데 14%인 2만9천369㎞가 30년이 넘었다.

시·도별로 30년이 초과된 수도관은 광주시가 21.1%를 차지해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대전 16.5%, 인천 14.5%, 서울 13.5%, 부산 10.3%, 대구 6.7%, 울산 5.9% 순이었다. 전남도의 30년 초과 수도관 비율은 12.9%였다.

이에 따라 보이지 않는 땅속 노후 수도관을 교체하는 등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2017년 전국 지자체에서 교체한 수도관은 1천348㎞로 교체율은 0.7%에 불과했다. 광주시의 교체율은 0.3%, 전남도는 0.7%였다. 또 노후 수도관에 대해 세척·갱생 등 개량작업이 진행된 수도관은 전체의 0.9%에 불과했다. 광주시 개량률은 0.8%였고, 전남도는 세척·갱생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전문가들은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고와 관련, 전국에 30년이 넘는 낡은 수도관이 많은 점을 미뤄볼때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봉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수도관 오염으로 인해 붉은 수돗물이 공급되는 등 사고는 전국 어디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여서 이를 막을 수 있는 제수변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광주는 제수변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고, 올해 상수도 교체 비용으로 162억원을 투입해 45㎞를 교체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매년 노후된 수도관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낡은 수도관 교체 등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안전강화 종합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인프라시설 안전 강화 차원에서 앞으로 4년간 32조원을 들여 상하수관과 통신구(통신선이 깔린 지하도·관), 전력구(전력선이 깔린 지하도·관) 등 낡은 시설물을 정비하고 체계적 관리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이는 지하시설물 사고가 잇따르자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1월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안전강화 대책 수립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한 정부의 장기적 해법으로도 볼 수 있다.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에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연평균 8조원 내외(국비 5조원+공공·민간 3조원)를 투자한다. 올해에만 추가경정예산(추경) 4천억원을 포함해 모두 4조4천억원의 예산이 이 용도에 투입될 예정이다.

/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