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광주시 양림동과 근대문화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목포시는 문화적 재생사업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독자적 여행 플랫폼을 만들어 가고 있는 점이 비슷하다. 목포시는 최근 방송과 부동산 투기 의혹의 관심을 받아 국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근대문화역사관 일대에 대해 뉴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시에 문화적재생 플랫폼 구축 작업에 전력하고 있다. 목포시 원도심은 100여년 전 대한제국 개항기에 ‘목포 해관’ 설치에 따른 근대기 통상 항만의 역사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 이후까지의 생활사적 모습을 더불어 보여주는 장소로서 근·현대를 관통하는 목포의 역사문화와 생활의 변천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공간으로 손꼽힌다.

◇근대역사문화공간 사업 본격화

도시재생의 목적은 역사의 세례를 받은 건물과 문화의 나이테가 새겨진 거리를 온전하게 보전해 보다 더 인간친화적인 도시환경에서 공동체가 아름답게 살아가기 위함이다.

일제 강점기시기에 목포는 일본인의 생활권인 ‘남촌’과 조선인의 생활권인 ‘북촌’으로 크게 나눠져 있다. 유달산 남쪽 지역 갯벌을 매립하고 조성한 남촌 일대는 일제의 의해 격자형 신시가지를 갖춘 근대적 도시로 개발됐다.

경찰서와 우체국 등 공공시설과 각종 금융시설, 편의시설이 들어선 반면 목포역과 유달산 사이 산비탈 면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북촌의 주거환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열악해 주민들의 불만이 높은 곳이었다.

지난해 8월 가치를 인정받아 전국 최초 공간단위 문화재(목포 근대역사문화 공간 등록문화재 제718호)를 시작으로 목포시 만호동과 유달동 일원의 11만4천38㎡, 602필지 면적에 50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목포시는 역사와 문화를 품은 낭만의 항구재생이라는 이름아래 문화재와 지역이 상생하고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는 지속가능한 특화 명품공간을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사업비 110억원이 확정됐으며 종합정비계획 수립후 2020-2023년 세부 재정지원을 받게 됐다.

목포시는 최근 근대문화역사 일원과 구도심을 역사와 문화를 품은 낭만의 항구재생이라는 이름아래 문화재와 지역이 상생하며 지속가능한 특화 명품공간을 조성하고, 근대역사문화 공간 보전 및 활용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내실 있는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목포 근대역사문공간 알림지도.

다양한 독자적 콘텐츠 개발을 통해 교육·전시·체험 공간을 조성, 풍성한 문화플랫폼을 구축하고 근대역사문화 공간 인근에 있는 케이블카 사업까지 오는 10월 개통 예정돼 육지와 바다 그리고 하늘까지 모두 경험하고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5년간 국가사업이 진행될 원도심 일대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거리 경관을 회복하고 노후화된 건축물 보수 정비를 통해 근대역사 문화 공간을 리메뉴얼 한다.

시범 사업의 방향과 기본토대가 될 종합정비계획을 지자체에서 수립하고 근대건축자산 매입, 등록문화재 보수 등 역사 공간사업을 위한 기반 조성에 착수하고, 근대역사문화 공간 보전 및 활용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내실을 갖춰 사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

◇교통과 문화생활 인프라 조성

KTX 호남선의 종착역인 ‘목포역’은 서울역에서 출발 목포항까지 편도로 2시42분이 소요된다. 목포역에서 근대역사문화공간까지도 걸어서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관광객들이 기차에서 내려 가볍게 걷기 딱 좋은 거리다.

목포시는 지역경제 활성화 모색 방안으로 체류형 관광도시 발전을 하는 교통 여건을 중심으로 숙박과 문화생활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인프라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그 한계점은 빈도수가 적은 수도권 전역의 버스 운행과 기차 시간이다.

최근 근대역사문화의 골자를 그대로 살려 리모델링한 가옥형 카페 및 가옥 숙박 시설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관광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근대역사문화를 눈으로 직접 보고 그 시대적 향수와 문화를 그대로 경험할 수 있는 관광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새로운 문화 산업의 패러다임을 열게 됐다.

그러나 근대문화역사를 중심으로 발달된 숙박과 문화생활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와 관련 전남도내 다른 지자체와의 협업과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 목포에서만 머물다 가는 일회성 여행이 아닌 전남에서 머물다 가는 추억성 여행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편히 올 수 있는 교통과 머물다 갈 수 있는 숙박,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의 인프라가 삼박자를 이뤄야 오감을 만족시키는 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

◇청년창업 플랫폼 수익 극대화

그동안 목포시는 국비 지원없이 시비로 꾸준히 구도심 재생사업을 벌여왔지만 효과는 미미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저녁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오거리 전체를 루미나리에(전구를 이용한 조명건축물)로 꾸미고, 주류 회사와 손잡고 오거리 내에 ‘청년포차’ 거리를 만드는 등 부단히 노력했지만 매번 한계에 부딪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시대 흐름에 맞는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서울의 경리단길, 경주의 황리단길, 광주의 양림동과 같은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감성문화’가 관광객들과 도시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이에 목포시 목원동 선도지역을 중심으로 지자체가 청년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상권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그 실례로 외지인들의 부동산 문의가 급증했다.

부동산 실거래 가격의 경우 2017년 12월과 비교해 30% 정도 올랐으며 목포시에 따르면 만호동·유달동 일대 40만㎡가 ‘1897개항문화의 거리사업’ 지구로 선정된 다음날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이 일대에서 성사된 부동산 거래는 총 63건으로 평균 가격은 3.3㎡당 265만5천원이었다.

이는 2016년 1월부터 2017년 12월14일까지 거래된(144건) 평균 가격 202만1천원에 비해 31.4% 상승한 수치다. 또 이 기간 목포 외 거주자들의 매수 비율은 25%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망이 좋은 유달산 부근은 몇 년 전부터 주택을 구입, 개조해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만들려는 외지인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부동산 관계자는 “호가가 2배 이상 오른 곳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벌써부터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을 두고 젠트리피케이션(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주민 이탈 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상업공간이 발달하면서 원주민들이 밀려나는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문화재청은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사업’ 추진 계획안에 해당 지역의 건축자산 매입을 위해 예산 45억2천만원을 책정했는데 이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성행하기 전 사전 예방차 건물을 매입, 전시 공간이나 청년창업센터 건설 등을 통해 공적 활용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공자금을 다 사용한 뒤 건물만 남게 될까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생사업 동네인 만호동과 유달동만 중점적으로 숨쉬게 할게 아니라 목포시 동네를 전반적으로 균형 있고 활기차게 운영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밸런스 있게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철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