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언급된 이후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전 세계의 경제, 사회, 인문, 과학 등 모든 분야를 흔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수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다양한 연사들에 의해 매일같이 강연이 펼쳐지고 있다. 이렇듯 다양하게 펼쳐지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설명들을 아우르는 공인된 정의는 없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소프트웨어(이하 SW)다.

SW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가치와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SW산업을 이끌어갈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은 이미 4-5년 전부터 정규 교과과정 내에서 SW교육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SW교육을 필수화했다.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5-6학년 실과 교과를 통해 연간 17시간 이상, 중·고등학교는 지난해부터 정보과목을 필수·일반선택으로 전환하고 SW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SW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나 정작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SW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와 같은 단편적인 사례만이 강조돼 기술기반의 교육이라는 그릇된 관점을 양산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이뤄지는 SW교육의 대부분이 ‘코딩’, ‘프로그래밍’ 등의 단어를 중심으로 이뤄져 기술교육이라는 오해를 확대시키고 있다.

코딩과 프로그래밍이라는 기술적인 도구를 통해 교육이 이뤄지지만 SW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술자 육성이 아니라 컴퓨팅 사고력을 키워주는데 있다. 컴퓨팅 사고력은 2006년 Jeannette M. Wing 교수가 제안한 개념으로 컴퓨팅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사고 능력을 말한다.

컴퓨팅 사고력의 중요성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환경적 특성에서 기인한다. 지금의 학생들은 유아기부터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비롯한 스마트기기들을 접하면서 성장해왔다. 일상생활에서부터 학교교육, 놀이시간까지 학생들이 경험하는 대부분의 환경이 컴퓨터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논리적 사고에 기반한 컴퓨터 언어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살아가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논리적 사고력을 갖춰야 한다. SW교육은 이를 위한 정보수집, 분석, 정보를 조직·가공해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는 능력과 문제해결 역량을 함양하는데 있다.

그리고 학생들의 문제해결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교육을 지배해온 주입식, 정답 도출식 교육 패러다임을 벗어나야 한다. 이를 대체하는 개념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놀이’와 ‘체험’이다. 교육이라는 지금까지의 프레임과는 상충되는 이러한 개념들은 SW교육에서 매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다.

전남도는 놀이와 체험 중심의 SW교육으로 컴퓨팅 사고력을 갖추고 지역사회를 이끌어갈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남도와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2019년 소프트웨어 미래채움사업’에 선정돼 읍·면·도서벽지 등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SW교구를 가지고 찾아가는 SW교육으로 교실을 놀이터로 만든다. 또한 SW교육센터를 구축해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사고력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소프트웨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최고의 창조물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적은 아이들에게 미래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세상의 일부가 되어버린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법과 보다 현명하게 사고하는 방법을 통해 아이들이 미래사회에 적합한 능력과 인성을 함께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