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년들의 삶은 사회의 첫 발을 내딛는 출발시점이 예정되어 있지 않고, 설사 운 좋게 출발을 하였다 해도 매우 불안정한 삶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마땅히 청년의 희망과 열정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사회의 활력소를 불어 일으키고 자신의 미래를 알차게 영글게 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청년 자신들조차 소위 희망과 꿈 등을 모두 포기하는 N포 세대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넘쳐난다. 이를 증명이라고 하듯 우리나라 청년(15-34세)의 삶의 만족도는 OECD(2014년) 국가 청년들의 삶의 만족도 평균 6.9점보다 낮은 6.2점으로 하위권에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현재 그들의 고달픈 삶을 엿볼 수 있다. 더욱이 2015년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에 의하면 자살이 청년층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청년의 불안한 심리상태 또한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빈곤층을 대표하는 계층은 절대적으로 노인층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젊은층 빈곤율 또한 눈에 띄게 가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2018년 2분기(4-6월) 18-25세 가처분소득 기준 빈곤율은 13.2%로 전년 같은기간 11.7%에 비해 1.5%포인트 상승했고, 26-40세 가처분소득 기준 빈곤율도 8.2%로 전년 같은기간 6.8%에 비해 1.4%포인트 상승했다는 것이다. 반면 66-75세 가처분소득 기준 빈곤율은 40.5%로 전년 같은기간 41.9%에 비해 1.4%포인트 하락했다는 점을 비교하면 빈곤층 중 청년층의 구성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최근 시중의 모 은행 설문조사 결과 20-30대 사회초년생(입사 3년 이내)의 부채 잔액은 2017년 2천959만원에서 2018년 3천391만 원으로 14.6% 증가했다는 것에서도 청년층의 부채의 버거움을 체감할 수 있다. 불안정한 상태에서 출발한 청년들은 일자리를 통해 얻는 소득 역시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정부의 사회보장 영역에서는 좀처럼 이들을 감싸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이렇게 심각해지는 청년층의 빈곤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이 모색되고 있다. 경기도 경우 경기도에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청년 누구에게나 최대 연 100만원까지 분기별(25만원)로 지급하며, 경기도에서 사용 가능한 시군별 지역화폐(카드형 등)로 발급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일종의 청년기본소득을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광주시의 경우 기준중위소득 100%이하 ‘청년 만 19-34세’를 대상(160명 한정)으로 자산형성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청년 본인저축 10만원×10개월=100만원, 광주시 지원금 100만원을 매칭해 200만원의 자산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청년들의 빈곤상황을 중장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단기적 수당제도 보다는 ‘자산형성’ 방식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소득은 소비를 충족시키기만 하는데 자산은 청년들을 매래지향적인 목표를 추구하게 하는 역량증진을 위한 자원을 제공해 준다. 특히 마이클 쉐라든(Michael Sherraden) 교수의 자산효과이론에 의하면, 자산은 가구의 안정성 향상, 개인의 미래에 대한 태도와 자신감 향상, 인적자본 향상, 소득의 상실 및 파산 등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기반 제공 등의 다차원적인 사회보장 효과가 있음을 강조한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여러 청년자사형성을 지원하는 제도는 기준중위소득 이하의 대상자 적용의 선별성과 단기저축성의 문제를 안고 있어 결코 안전한 자산형성에 크게 기여하지 못할 수 있다. 청년수요자의 욕구를 포용한 장기적 저축지원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저소득가구의 미래청년에 해당하는 중·고등학생에게는 가칭 청년연금 제도를 통해 졸업 후 주거, 교육, 취·창업 관련 비용을 준비할 수 있는 사전적 청년자산준비 제도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청년층에게 일자리을 통해 자산형성을 돕고 사회적 좌절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이 보장되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