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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무대 저편 또다른 이야기](5)낭만발레의 고전 ‘라 실피드’
‘파격과 혁신’…낭만발레 꽃피운 ‘탈리오니’

2019. 03.06. 18:37:04

‘레 실피드’ 공연 장면.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라 실피드’는 현존하는 낭만 발레 중 가장 오래된 작품 중 하나다. 초자연의 창조물과 인간이 사랑에 빠지는 것을 주제로 다룬 낭만주의를 연 작품이다.

‘실피드’(Sylphide)는 ‘공기의 요정’을 뜻하는 프랑스 말인데 가벼운 움직임을 위해 발끝을 완전히 세워 춤을 추는 ‘포인트’(pointe·뿌앙뜨) 기법이 도입된 첫 작품이기도 하다.

사실 발레는 남성의 예술이었다. 발레를 궁중의 ‘연희’에서 ‘예술’로 격상시킨 것도, 최초의 직업 무용수도 남성이었다. 화려한 테크닉을 개발하고 발레에 극적인 예술성을 부과한 것도 남성이었으며, 대중의 관심을 처음 이끌어낸 것 또한 남성이었다.

남성의 예술이었던 발레에서 되려 남성이 푸대접을 받게 된 것은 따지고 보면 바로 ‘마리 탈리오니’(Marie Taglioni·1804-1884) 때문이다. 그녀가 1832년 ‘라 실피드’에서 마치 산들바람에 실려 나온 듯 발끝으로 미끄러지듯 무대 위에 등장한 순간부터 발레는 더 이상의 남성의 춤이 아닌 여성의 예술이 되고 말았다.

당시 전 유럽을 휩쓸던 낭만주의의 시대가 발레에서도 그렇게 개막됐다.

발끝으로 서는 ‘까치발’이 언제 처음 시도됐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마리 탈리오니’ 이전의 ‘파니 비아스’등이 1820년대에 이미 발끝으로 섰다는 기록과 석판화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탈리오니’가 최초로 발끝으로 선 발레리나인지는 분명하지가 않다. 하지만 그녀가 1832년 ‘라 실피드’에서 발끝으로 무대에 등장, 마치 천상의 요정처럼 무대 위를 누비며 낭만주의 시대의 개화를 알렸고 ‘탈리오니’로 인해 까치발이 완벽한 예술적 가치를 획득했다는 등 발레계의 혁명이 됐다.

오늘날 ‘발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는 발끝으로 서는 포인트 기법, 잠자리 날개같이 아름다운 발레 의상 ‘로맨틱 튜튜’ 등 모두 ‘마리 탈리오니’를 시작으로 이 시기에 개발됐다. 이 모든 요소들은 발레리나들의 아름다움과 발레를 여성의 전유물로 부각하는 시점을 열었다. 이로써 여성무용수들의 전성시대가 찾아온다.
발레에 혁신을 일으킨 ‘마리 탈리오니’

낭만 발레 작품들은 1막에서 현실세계의 이야기가 전개되다 2막에서 환상의 세계로 넘어가게 되며 이때 흰색 옷을 입은 요정들이 나타나 환상적인 모습을 관객들에게 제시하는 식이다. 즉, 이시대의 발레는 요정이야기와 동화 같은 옛날이야기를 기본으로 해 요정들이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일종의 도피처로서의 예술이 된다.

‘라 실피드’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이 작품은 1839년 스코틀랜드 시골집 배경으로 시작된다.

제임스는 에피라는 다른 여자와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는데 깜박 잠이 든 제임스는 자그마한 날개가 달린 공기의 요정 실피드를 보게 된다. 그는 넋을 놓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약혼녀 에피가 들어오는 바람에 실피드가 놀라 사라지고 만다.

이후 제임스는 실피드를 찾아 숲에 가게 되고 둘은 함께 춤을 추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는 발끝으로 서서 날아다니는 실피드의 매력에 빠져 약혼자 에피를 버리게 된다. 그는 실피드를 매 순간 보고 싶어서 붙잡고 싶었지만, 공기처럼 떠다니는 실피드를 붙잡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마녀가 나타난다. 마녀는 제임스에게 “그녀를 붙잡고 싶다면 이 마법의 스카프를 어깨에 씌우라”고 말한다.

제임스는 실피드를 다시 만나 춤을 추었고, 그는 마지막에 그녀의 어깨에 스카프를 걸쳐준다. 하지만 그 스카프에는 독이 묻어 있었고, 실피드는 두 날개를 잃고 천천히 죽어가고 동료 실피드 요정들이 나타나 그녀를 하늘로 데리고 사라진다.
글쓴이 노윤정 안무가는 조선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 전남대 체육대학 박사를 수료했다. 2016년 제25회 전국무용제에서 대통령상과 안무상, 제25회 광주무용협회 신인상, 2017년 제31회 광주시교육감배 전국학생무용경연대회에서 안무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광주무용협회 이사, 광주시립발레단 상임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을에서는 약혼자 에피가 다른 구애자와 결혼을 하게 되고, 망연자실한 제임스의 모습이 그려지고 막을 내린다.

라 실피드 작품 감상 시 놓칠 수 없는 명장면은 실피드가 날개를 잃고 천천히 죽어갈 때 동료 실피드들이 나타나는 군무다. 이 군무는 백색 발레(ballet blanc·발레 블랑)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 동료 요정들이 그녀를 데리고 하늘로 상승하는 이 장면은 연출자가 가장 공을 쏟은 장면이면서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장면으로, ‘라 실피드’가 인기를 얻게 된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낭만발레 안무의 주된 특징은 요염한 자세와 깨끗한 선으로 요약할 수 있다. 상체를 부드럽게 숙인 채 팔에는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 아름다운 곡선, (공기를 껴안은 듯한 풍성한 느낌의 폴드 브라) 그러면서 다리를 살짝 뒤를 밀어주는 형태는 기가 막힌 선을 그려내는 낭만발레는 한폭의 그림과 같은 동작과 포즈로 선을 강조하게 된다. 결국 낭만발레의 핵심은 우아함과 가벼움, 그리고 점프 테크닉을 통한 요정 같은 모습의 창출이라 볼 수 있다.

광주매일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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