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저녁 서울수서역 근방에서 대학교 J은사님을 모시고 조촐한 저녁식사를 했다. 이 은사님과 1970년 1월 대학입학시험 면접 때부터 마주했으니 올해로 49년을 맞았다. 내가 대학 입학 때 J교수님은 전임강사로 나이가 가장 어린 교수님이셨다. 이제 연락 할 수 있는 은사님이 3분인데 모두 건강하신 편이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5월 그리고 12월 아니면 1월 중에 식사를 함께 나눈다. 삶이 무엇이 바쁜지 은사님과 반나절을 함께 지내기가 어려운 세상으로 변했다. 식사시간이 한 시간 정도 지날 무렵 은사님께 아주 쉬운 질문을 하였다. “미세먼지가 뭐예요?” 은사님과 나는 미국교수가 집필한 ‘환경공학’ 교재로 30년 정도 강의한 경험이 있다. 이 은사님은 학문적으로 매우 진보적이고 사회적으론 보수경향을 지니고 계신분이다. 그런데 이 은사님이 나에게 “그걸 왜 물어” 하신다. 내가 박사를 받은 후의 연수과정을 보스턴소재 대학에서 하고 있을 그때 미국 알 고어 부통령이 특강을 온 적이 있다. 환경보전의 파수꾼처럼 이상기후변화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전 세계를 향해 궐기를 독려했다. 미국생활을 끝내고 귀국해 은사님을 만난 자리에서 그때 알 고어의 이상기후변화대책에 대한 말씀을 드렸다. 은사님은 나에게 단호하게 “그것은 정치적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선진국 주도의 환경경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셨다. 요즘 우리나라의 미세먼지환경에 대한 말씀을 듣고 싶어서 꺼낸 주제였다. 은사님은 한마디로 우습다는 말씀을 하셨다. “미세먼지 좋음이 뭐야” 미세먼지가 좋은 미세먼지가 어디에 있느냐는 의미이다. 환경에서 미세먼지는 좋은 것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선 미세먼지 매우 나쁨, 나쁨, 보통 그리고 좋음 이란 용어로 공기 질(air quality)등급을 평가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의 공기 질에 대한 평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싱가포르 경우 공기 질을 다루는 공기 질 지수를 오염물표준지수(PSI: pollutant standards index)로 표기하고 PSI는 5등급으로 구분해 공기 질을 2014년부터 심층 관리하고 있다. 또한 공기 질을 관리하는 오염물은 공기 속에 이산화황(SO2), 입자물질(PM10), 미세 입자물질(PM2.5), 이산화질소(NO2), 일산화탄소(CO), 오존(O3)이 공기 속에 어느 정도 포함돼 있는지를 수치로 환산한 값이 PSI값이며, 인체건강에 PSI값이 어떠한 영양을 미치는지 5등급으로 구분해 제시하고 있다. 즉 PSI값이 300이상이면 인체에 심각한 유해성을 끼치고 있다고 보고 경고수준을 발령한다. PSI값이 201-300사이면 건강에 좋지 않은 수준을 발령하고 그 값이 101-200사이면 건강하지 않은 노약자와 어린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 51-100은 일반인 중 소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며, 마지막으로 PSI값이 50이하면 인체의 건강에 영향력이 없으며 공기 질이 양호하다는 의미이다. 미국은 PSI지수를 1999년부터 PM2.5를 포함시키면서 AQI(air quality index)값으로 환산해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공기 속에 미세먼지 평균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인 PM2.5이하는 대체로 사람의 폐 속에 들어가면 50% 이상이 폐 속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세먼지가 좋다는 표현은 이치적으로 맞지가 않아 새로운 표현을 찾아야 한다.

최근 들어 미세먼지에 대한 공기 질에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뜨겁다. 공기 질이 심각하여 인명피해가 발생한 세계적인 사건을 보면 1930년 12월 벨지움 Meuse계곡에서 63명이 사망하고 6천명이상이 병에 걸렸다는 보고가 있다. 1948년 10월 미국 펜실바니아 Dorona에서 17명 사망, 6천명이 병에 걸렸다는 보고도 있다. 역사적으로 대기오염에 의한 매우 큰 사건은 1948년 11월26일부터 12월1일 사이 영국 런던에서 700에서 800명이 사망했다고 보고 돼 있다. 영국은 그 후 1952년 12월5일에서 9일 사이에 사망자 4천명이란 기록적인 오명을 기록을 한 적도 있다. 1963년 1월9일부터 2월12일 동안 미국 뉴욕에서도 200내지 400명 정도가 사망한 보고가 있다. 아무튼 겨울철 난방에 필요한 연료사용의 급격한 증대와 기상악화가 함께 결부되면 인체에 심각한 유해를 끼쳐 상상을 초월한 사망사고를 일으키게 된다. 우리나라는 1996년 12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29번째 국가로 가입 됐으며 현재는 36개국이 가입돼 있어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 수준에 맞는 법적 행동수준을 준수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현재 전 분야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려면 상당히 많은 노력과 재원이 요구된다. 물론 의식주부터 선진국 수준에 맞춰야 하지만 시시콜콜한 분야까지 세심하게 정리해야 하므로 이는 절대적인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교육 분야를 OECD수준으로 이끌면 다른 분야, 예를 들면 법치 국가 틀이 되는 사법제도 또한 엄청난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은 나사못도 꼭 필요하듯이 인기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분야라도 국제수준에 맞추어가는 노력을 해야 하며 대학교수들은 그런 곳에 선도적 사명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은사님 말씀대로 미세먼지 좋음이 어디 있어, 미세먼지는 모두 다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