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인류의 종교 가운데 인간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종교 가운데 하나다. 불교는 지금까지도 사상적, 문화적, 종교적 측면에서 우리 민족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불교문화유산 중 불탑은,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묘이자 부처가 열반하고서 남긴 정신세계를 건조물로서 대신한 것이다. 즉 불탑이 바로 ‘부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불탑에 대한 기술적 내용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와 같은 ‘마하밤사’ 등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단순한 이야기에 불과했다.

아시아의 불탑의 역사를 한권에 담은 책이 최근 출간됐다. 바로 ‘인도불탑의 형식과 전래양상’이다. 천득염, 최정미, 염승훈, 김소영 등 4인이 함께 썼다.

대표 저자인 천득염 교수는 2002년 일본 교토대학 건축학과에서 연구년을 지내면서 ‘불탑의 발생과 전래 그리고 변모 양상’이라는 큰 주제를 선정한 이래로 지금까지 불탑의 의미와 형상, 양식상의 조영원리, 국가간의 변모와 차이를 통해 불교문화유산의 원리와 보편성 및 특수성에 대해 연구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불탑의 형식적 유래에 대한 내용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기에 부처의 흔적을 좇아 수년간 티베트, 미얀마, 스리랑카, 네팔, 라오스, 인도 등지의 나라를 직접 찾아갔다.

천 교수가 오랫동안 발로 뛰고 눈으로 본 연구들을 모아 한데 엮은 ‘불탑의 아시아 지역 전이양상’ 시리즈는 2013년 ‘인도불탑의 의미와 형식’을 시작으로, ‘동양의 진주, 스리랑카의 역사와 문화’(2017)에 이어 이번에 마지막 권인 ‘인도불탑의 형식과 전래양상’으로 이어졌다.

이 책은 2013년에 출간한 ‘인도불탑의 의미와 형식’에 더해 파키스탄,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등지의 불탑에 대한 연구를 새롭게 보완한 것이다.

인도 대륙 안에서 초기불탑이 어떻게 변모돼 갔는지 중점을 두고 살피면서 올해 초에는 파키스탄 간다라 지역을 돌아보며 중북부 지방에서 발생한 초기불탑의 모습이 간다라 지역에서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저자는 미얀마의 불교전래 시기와 다양한 불탑 모양이 형성돼 있는 이유와 그 뿌리를 찾기 위해 미얀마를 네 번이나 답사하고, 미얀마와 가까운 태국의 불탑 연구를 위해 아유타야, 수코타이 등의 중북부 지역 또한 세 차례 답사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 ‘제8장 스리랑카의 불탑 형식’, ‘제9장 미얀마 불탑의 기원과 형식 고찰’, ‘제10장 태국 불탑의 종류’로 엮어 새롭게 추가됐다.

천득염 교수는 “오지를 답사해 이를 정리하고 책으로 함께 엮는 데에는 김준오, 최정미, 허지혜, 염승훈, 곽유진, 김소영 연구원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한편, 저자 천득염 교수는 전남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백제계석탑의 조형특성과 변천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하버드대에서 ‘시원불탑의 의미론적 고찰’, 교토대에서 ‘불탑의 동아시아 지역 전래’라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현재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문화재위원을 역임하고 있다./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