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7)의 재판이 내년 1월 광주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판에 출석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 재판의 경우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하는 절차가 있는 만큼,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할지 여부 등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광주지방법원에 따르면 내년 1월7일 오후 2시30분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의 심리로 전두환 재판이 열린다. 이번에도 공판기일 변경을 요청하거나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은 또다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특례 규정이 있으나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이 출석해야 공판 개정이 가능하며, 피고인은 신분을 확인하는 인정신문과 판결 선고 시에는 법정에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부는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할 수 있다. 전두환은 지난 5월 불구속기소 됐지만 재판부 이송 신청과 관할이전 신청을 잇달아 하면서 7개월 넘게 재판이 연기됐다.

전두환은 “고령에다 건강 문제로 광주까지 갈 수 없다”며 재판부 이송 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이후 서류 검토 등을 이유로 두 차례 더 연기신청을 해 지난 8월27일에서야 첫 재판이 열렸으나 알츠하이머 진단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재판은 또다시 미뤄졌다.

전두환은 지난 9월21일 또다시 재판 관할을 서울중앙지법으로 옮겨달라고 광주고법에 신청했지만, 지난 10월2일 “전 두환이 주장하는 사유와 기록에 나타난 자료만으로는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재판의 공평을 유지하기 어려운 객관적 상황이 광주지법에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원은 기각했다.

이후 즉시항고를 했지만 지난달 30일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다. 대법원 재판부는 관할이전 신청 기각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어 관할이전의 신청을 기각한 원심결정은 불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두환은 지난해 4월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주장,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