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일단 문제의 원인부터 찾아야겠지요. 그런데 우리 대부분은 이 원인 찾기 작업을 외부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자기 분석은 아프거든요. 어디 아프기만 할까요, 어렵기도 합니다. 성인들은 한결같이 스스로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요?

그래서 성숙한 사람은 자기 탓을 많이 하지만 미성숙할수록 남의 탓을 훨씬 많이 합니다.

탓이라고 말하면 마치 어떤 문제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라는 말처럼 해석될까봐 걱정이 되지만 그보다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자기 자신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좋겠어요. 아이를 키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있으면 성숙한 부모는 자신의 훈육을 되돌아보지만 경험과 성숙도가 부족한 부모일수록 이웃을 탓하거나 심지어 아이 성격 탓을 하고 싶어 합니다.

아주 어린 아기를 먹이고 재우는 문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기가 안아주거나 젖을 물려야만 겨우 자고 먹는 것도 너무 깨지락거릴 때 부모들이 가장 흔하게 탓하는 것이 아기의 타고난 기질입니다. ‘우리 아기는 너무 민감하고 까다로운 기질인 것 같아요. 아주 조그만 소리에도 잠이 깨서 울고 젖도 자는 동안 비몽사몽 중에만 잘 먹어요.’

물론 기질이란 가지고 태어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나타나는 것은 성격이 형성된 이후에 성격적 특징과 함께 나타나는 것이지요. 따라서 아주 어린 아기에게 성격 문제를 언급할 수 없듯이 기질 또한 별로 해당되는 단어가 아닙니다. 기질이란 갖고 태어나는 것이지만 성격이 형성된 이후에 성격적 특징과 함께 나타나는 것이라 어린 아기에게 성격 문제를 언급할 수 없듯이 기질 또한 언급할 단어가 아닙니다.

아기가 잠을 잘 못 잔다면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아기의 타고난 기질이 아니라 은연중에 잘못 길러진 수면습관입니다. 따라서 해결책도 기질이 이러니 엄마는 힘들지만 아기의 기질에 맞게 키워야 한다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겠죠. 어떻게 수면습관이 바뀌도록 교육시킬 것인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반대로 어떤 분들은 예민한 기질을 무던하게 바꾸기 위해서는 아기가 어릴 때부터 아이의 욕구에 일부러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분도 있습니다. 큰소리를 무서워하는 아기인데 일부러 큰소리에 마구잡이로 노출시키거나 사람 많은 곳에 가면 불안해하는 아이인데 일부러 자꾸 사람 많은 곳에 데려간다거나 한다는 것이죠.

아기가 보이는 여러 가지 반응들은 단순히 기질이라기보다 위험이 느껴지니 보호해달라거나 사랑이 필요하다는 욕구의 표현이라 보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기의 욕구에 대한 이해 없이 자기 식으로 아기를 바꾸겠다는 무모한 시도는 모든 것을 아기의 기질로 해석해서 양육의 부담을 덜어보려는 방법의 일환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말 못하는 아기의 행동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서 이런 저런 해석들이 생깁니다.

꽤 어려운 이야기를 드렸습니다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어린 아기의 행동을 해석함에 있어 아기의 기질보다는 양육방법을 먼저 생각하시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