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쌀 과잉생산을 유발하고 대농과 소농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부추기는 쌀 직불제의 폐단을 개선하고자 현 제도 개편을 예고하면서 쌀 생산농가 간의 소득격차가 완화될 수 있을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쌀 직불제는 쌀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에도 농가 수익의 안정적인 보전이라는 제도 취지에 맞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지만 쌀 생산을 유발해 수급 불균형을 부추기고, 재배 면적당 지원으로 인해 대농에 혜택이 치우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현재 쌀소득보전직불제, 밭농업직불제, 조건불리지역직불제 등 적용하고 있는 3개 직불제 개편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말 직불제 개편 정부안을 확정한다. 이후 2019년 법령을 개정해 오는 2020년부터 새로운 직불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쌀 변동직불제 개편방안’에 대해 연구용역을 완료한다.

현재 고정직불화, 생산조정 의무, 생산 비연계 등 3가지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직불화는 쌀·밭 직불제를 통합해 지원 단가를 일원화해 특정 품목 생산 증가를 억제할 수 있다. 이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보상하기 위함이다.

대농 편중 완화를 위해 0.5㏊ 이하 면적과 상관없이 예를 들어 ㏊당 79만5천원의 일정액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또 생산조정 의무제는 변동직불금 지급 조건으로 일정면적 휴경 또는 타작물 재배를 유도한다.

생산 비연계제는 벼를 재배하지 않거나, 밭작물에도 변동직불금을 지급하는 방안이다.

쌀 직불제는 그동안 재배면적에 따라 지원을 받아 대농과 소농의 격차를 벌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남 경지규모 0.5㏊ 미만 소농은 6만5천농가(44.5%)로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10㏊ 이상 대농은 2천265농가로 1.5%에 그쳤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받은 ‘2017년 쌀 직불금 경지 규모별 수령 실태’에 따르면 경지면적 10㏊ 이상 ‘대농’과 0.5㏊ 미만 ‘소농’의 수령액 차이는 고정직불금은 58배, 변동직불금은 54배에 각각 달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소규모 농가에는 경영 규모와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고, 그 이상의 농가에는 경영 규모에 따라 역진 단가를 적용하는 방안으로 직불제 개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새로운 직불제는 현 제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산물인 만큼, 쌀 생산농가의 소득 보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