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라도 곳곳의 인물과 풍경을 촬영한 사진들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만난 책이 나왔다. 바로 광주에서 활동하는 최옥수 사진작가의 사진집 ‘행복한 추억의 앨범’이다.

이 책은 사진작가 최옥수(전 동신대 교수·사진)씨와 대동문화 백승현 사무처장이 공동으로 문화잡지 ‘대동문화’에 2000년대 초반부터 연재한 ‘추억의 앨범’ 사진 60여점을 모아 엮었다.

신안 항구의 뱃전에서 노는 벌거숭이 아이부터 낙안읍성의 초가지붕을 이는 80대 노인까지 서해 영광 법성포구에서 구례 섬진강까지 펼쳐진 남도인의 삶의 다채로움이 흑백사진에 담겼다. 강과 바다, 역과 항구, 장터와 학교, 탄광과 시장의 모습이 추억과 함께 되살아난다. 신랑 신부, 동자승, 붕어빵 장수, 장터 약장수까지 남도 사람들의 삶이 흑백사진으로 펼쳐지고 있다. 최옥수 작가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남도 풍경과 사람들의 표정을 건져 올렸다.

사진집이 특별한 것은 사진을 보고 백승현 수필가가 글을 쓰던 시기의 시대적 상황과 잇대 쓴 글이다. 전라도 탯말로 사진 속의 인물을 화자로 등장시키거나 사진 밖의 시선에서 사진 속 인물과 대화하기도 하는 시점과 내용으로 기록을 남겼다. 백승현 수필가는 이런 새로운 형식의 글을 ‘전라도 탯말로 적은 풍속사 또는 추억 일기’라고 명명했다.

한편, 최옥수씨는 잡지 ‘금호문화’와 ‘대동문화’에서 사진을 맡아 일하면서 촬영한 이 작품 사진들을 모았다. 일상의 소소한 삶의 이력들이 결국 그 사회와 역사를 이끌어가는 힘으로 모여든다는 생각으로 백승현씨는 전라도 이야기를 그려냈다.

한편, 최옥수 작가는 11번의 개인전과 10여 회의 그룹전에 참여했고 1987년부터 1997년까지 월간 ‘금호문화’(금호문화재단), 2003년부터 현재까지 격월간 ‘대동문화’(대동문화재단) 사진국장을 맡아 작품 활동을 해왔다. 백승현씨는 2011년 문화체육부 잡지 부문 기자상을 받았고 ‘호남 문화유산 이야기’ 등을 대표 집필했다. /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