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7) 전 대통령이 반드시 광주 법정에 서야한다는 주장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제기됐다.

또 전 전 대통령을 기소한 광주지검에 대해서는 칭찬도 나오는 등 국감 현장에서 보기드문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23일 광주지법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고등·지방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반드시 광주 법정에 세워야 한다”며 “5·18을 왜곡하고 관련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전 전 대통령을 역사 앞에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셨느냐. 모든 국민은 대부분 울분을 느꼈지만, 극장을 나서면 아직도 일부는 5·18이 북한에서 보낸 700-800명의 폭도에 의해 이뤄졌다는 왜곡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권찬탈 사전 계획과 행동, 5·18 당시 공수부대 진압 발포 명령, 헬기 사격 진압 흔적까지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광주고법에서는 (전두환 측의) 재판 관할 이전 신청을 기각했는데 전 전 대통령이 계속 재판정에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박 의원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광주지검 5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지방 검찰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 전 대통령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긴 광주지검 관계자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은 헬기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는데, 그 유족들이 고소를 했다”며 “검찰이 지난 4월부터 1년여 동안 주한미국대사관 자료 등 방대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회고록 내용이 허위이며 고의로 조 신부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 덕분에 비로소 역사가 밝혀질 수 있었다”며 “전 전 대통령이 법정에 다시 서게 된 만큼 훌륭한 수사를 펼친 검찰에 존경을 표한다”고 격려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는 공평한 재판이 어렵다고 주장, 서울에서 재판받게 해달라며 광주고법에 관할 이전 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기각하자 즉시 항고장을 제출했다./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