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생으로 서울에서 작업하는 권용주는 일상적 환경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사물에 주목한다. 그것은 내밀한 삶의 공간 안팎으로 존재하는 일상의 부산물, 파편과 같은 것이다.

작가는 일견 재활용품이나 폐품으로 보일 수도 있는 이것들의 원래 위치나 맥락, 그 용도에 관해 고민하기보다는 개인의 삶과 궤적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이 사회의 표피를 장식하는 재료로서 이해한다. 그는 이러한 부산물이 그려내는 일상의 풍경을 일종의 하위풍경이라 명명하며, 사회 시스템 속에서 취약한 개인의 흔적으로 이뤄진 새로운 차원의 현실적 풍경을 상상한다.

작가는 수집한 사물들로부터 기존의 기능적 맥락과 특정 개인의 삶의 형태를 환기하기 보다는 각 물질에 내재하는 운동성을 포착해 그것으로부터 이야기를 새롭게 조직해내고자 한다.

그는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이러한 개별 오브제의 임시적 결합 상태를 그대로 캐스팅해 보다 더 단단하게 결속한 형태로 보여준다.

각 재료의 성질과 색감, 형태, 그리고 이미 익숙한 기존의 용도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했던 감각적 충돌과 해소, 결집의 구조는 캐스팅을 통해 완전한 하나의 덩어리가 된다. 그리고 석고의 하얗게 표백된 표면은 주변의 환경과 예민하게 조응하며 더욱 섬세하고 예리한 존재감으로 조각의 형태를 드러낸다.

결국 이러한 결속의 구조는 개인에서 집단으로 변화하는 운동성과 에너지를 극대화하며, 사회 구조를 지탱하고 나아가게 하는 개인과 집단의 형태가 만들어낸 상태의 시각화-사회·정치·문화적 풍경이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