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정도 1천년을 맞아 지역공동체를 이루고 풍요로운 역사·문화를 꽃피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된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김승희)은 전라도 정도 1천년을 기념해 특별전 ‘전라천년(全羅千年)-전라도 천년을 지켜온 사람들’을 개최한다. 전시는 내년 2월10일까지 진행된다.

전시에는 왕궁리 출토 금동여래입상(국립중앙박물관)과 조선왕조실록(국립고궁박물관) 등 국보 5점과 선조 하사 서산대사 교지 등 38점의 보물을 포함한 250여점의 유물이 출품된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는 전라도 정도 천년의 역사적 근거가 되는 사실이 실린 ‘고려사’부터 시작한다. 이후 우리 땅 전라도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조선지도를 통해 전라도의 생생한 모습을 살펴본다. 보물 제1588호 호남지도(규장각 소장)와 함께 영남대 박물관이 소장한 ‘전라남북도여지도’의 53개 군현도가 전시된다.

2부는 전라도가 ‘전라도’라 불리기 이전부터 이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전시에 출품된 완주 봉림사지 석조보살상(전북대박물관 소장)과 익산 왕궁리 5층 석탑 출토 금동여래좌상(국보 제123호) 등은 찰나의 왕조, 즉 후백제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3부는 전라도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꾼 사람들의 이야기다. 전라도 1천년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 이 땅에는 왕조의 수도가 자리한 적이 없었다. 대신에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개혁적이며 진보적인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여기에선 지눌과 요세, 전봉준, 정여립 등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라남북도여지도’

4부는 전라도와 나라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때로는 부처의 가르침을 따라, 때로는 대의명분을 따라,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전장에 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임진왜란 당시 전장에 나간 스님들, 왕에 대한 충의를 지키기 위해 일어선 유생 의병들을 다룬다. 조선왕조의 역사인 실록과 어진을 지키기 위해 불침번을 섰던 유생 안의와 손홍록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5부는 전라도를 유행(遊行)한 외지인들의 기행문과, 전라도를 그린 전라도 출신 근현대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전라도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을 제시하며 마무리된다.

전시 기간 중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야간개장에는 이번 특별전의 내용을 주제로 한 큐레이터와의 만남이 마련된다.(문의 062-570-7032)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