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농들이 전기요금 원가에 훨씬 못미치는 농사용 전기요금의 과도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문제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정부 및 한전에서는 수요관리 강화, 고효율기기 사용장려를 통해 저탄소·고효율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농업부분에서는 에너지 소비구조 왜곡으로 국가적으로 에너지 낭비가 심각한 상황이다.

농업분야의 주 에너지원은 전력, 석유, 가스이다. 1990년도에는 kcal당 전기의 가격이 석유보다 3배로 가장 높았지만, 2004년을 기점으로 석유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해 2012년에는 전기보다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로인해 석유난방이 점차 전기난방으로 대체되어 2014년 기준 농업용 에너지원 중 전기의 비중이 34%까지 급증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2016년에는 농사용 면세유의 불법사용 폐단을 막을 목적으로 경유 면세유 지원이 중단돼 비닐하우스, 축사 등의 전기난방은 효율이 좋지 않는 등유에서 전기로 급속히 대체되는 결과를 초래됐다.

그런데 농사용 난방을 1차 에너지원인 석유로 직접 난방을 할 경우 에너지 손실이 20%인 반해, 석유에서 2차 에너지인 전기로 변경 후 난방을 할 경우 약 60%의 추가 손실이 발생해 국가적으로 연간 수천억원의 에너지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

가장 큰 요인은 농사용 전기요금의 원가의 40% 수준을 밑돌기 때문이다. 이는 100원을 들여 생산한 제품을 40원에 판매하여 두부값이 콩값보다 낮다는 의미와 같다.

농사용 요금제도의 도입 취지는 영세 농민지원 이라는 정책적 배려가 담겨있는데, 현재 대부분의 농사용 전력 사용 혜택은 대규모 기업농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300kW미만 농사용 고객은 연 평균 5% 수요가 증가한 반면, 300kW 이상 대규모 기업농은 무려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업농은 전체 농가 호수의 0.2%를 차지하지만 농사용 전체 사용량의 57%를 점유해 원가이하로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하는 농사용 제도 취지를 위협하는 동시에 일반용, 주택용 등의 다른용도 고객의 전기요금 인상 압박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소농의 경우 전체 경상비에서 농사용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30% 수준이나 기업농은 10% 수준으로 낮은 요금 체계의 혜택이 기업농에 집중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영국·대만·프랑스 등은 농사용 제도 자체가 없으며 일본·호주는 관개용 양·배수 시설에만 농사용을 한정해 적용하고 있을뿐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농사용 적용 대상이 점점 기업농화 되고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부작용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는 점점 아열대화되고 우리지역에서도 애플망고, 깔라만시, 커피 같은 아열대 작물 재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여름철에는 무리가 없으나 실내온도를 겨울철은 평균기온을 20°C 정도를 유지 해야줘야 하는 작물의 특성상 난방이 필수적이라 농사용 전력 사용의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농사용 전력의 도입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 대규모 기업농에 대한 농사용 요금 적용 기준 변경과 농사용 전기 난방을 신재생 에너지 또는 지열 및 히트펌프 등 고효율 기기로 전환하도록 하는 에너지 소비정책 개선이 필요하다. 농사용 전기요금 제도 개선과 이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절실한 상황이다.

/임철원 한국전력공사 광주전남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