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천문학적인 부를 쌓은 갑부지만 기부로 더 유명하다. 그는 빈민, 환경개선사업 등을 위해 많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영화 ‘영웅본색’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유명 영화배우 주윤발은 평소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모은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기부는 대가없이 자신의 재산을 사회를 위해 내놓는 것으로 부의 나눔을 실천하고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기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본보기로써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고 마땅히 권장해야 하는 행위다.

하지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기부가 있다. 바로 선거법에서 금지하는 ‘기부행위’이다.

선거에서 후보자는 자신의 정견과 공약, 정책을 가지고 유권자에게 평가 받아야 한다. 선거에서의 기부행위는 후보자가 당선을 위해 금품 등으로 유권자에게 환심을 사는 것이다. 대가를 주고 표를 사는 매수행위인 것이다. 결국 기부행위는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정치적 의사를 왜곡하는 중대한 선거범죄이다.

그동안 우리 선거문화가 ‘돈 선거’로 얼룩져 왔으며 최근에야 이러한 ‘금품 선거’에서 많이 벗어난 것 같지만, 아직도 여전히 많은 이들은 정책 대신 금품과 향응을 앞세우기도 한다. 유권자들이 이러한 유혹에 따라 표를 주고 당선시킨다면, 당선자는 유권자의 대리인으로서 바르고 깨끗한 정치를 펴는 대신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자신의 이익추구에 애를 쓸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모두에게 돌아온다.

이러한 기부행위는 비단 공직선거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내년 3월 13일에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실시된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여 실시하는 조합장선거는 조합원들만 투표하는 선거이다 보니 공직선거에 비해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조합이 추진하는 사업들이 공익 지향적이고 또한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 조합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의 결과는 결국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합원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관심과 감시가 절실하다.

2015년에 실시한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때에 선관위에 적발된 위반행위의 유형 중에서 기부행위가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았었다.

이렇게 당선된 조합장은 각종 이권사업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 선거에서 쏟아 부은 돈 이상의 이익을 되찾는데 힘쓸 것이다. 결국 비리와 방만한 조합경영으로 이어지고 이것은 조합원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의 피해가 된다.

결국 이러한 금품선거의 악습을 뿌리 뽑고 능력과 전문성을 가지고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합장을 뽑는 것만이 조합을 발전시키고 조합원과 국민의 이익을 가져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노력뿐만 아니라, 반드시 금권선거를 뿌리 뽑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의지가 필요하다. 조합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자에게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물론, 나쁜 ‘기부행위’ 후보자에 대한 국민들의 단호한 감시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