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과일, 채소 등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치솟으면서 추석 농수산물 세트 판매실적은 저조한 반면 건강식품 매출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지역 백화점에 따르면 광주신세계가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9% 소폭 하락했다.

특히 농산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구성비는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이는 지난 7-8월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인해 채소와 과일 등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가공부문은 지난해에 비해 6.83% 증가했다. 가격대가 오른 과일보다는 건강식품을 선택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구성비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광주점도 농수산물 판매 실적은 줄어든 반면, 가공식품은 늘어났다.

광주점이 추석 선물세트 행사를 시작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19일간 추석 선물세트 실적을 집계한 결과 전년에 비해 3.3% 신장했다. 상품군별로는 가공생필이 128.2%, 건과 12.5%, 건강 8.5% 등의 순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한우 상품군과 수산 상품군의 경우 각각 0.5%, 1.3% 신장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으나, 과일의 경우 20% 정도 실적이 감소했다.

건강 상품군의 경우 전체 선물 세트 중 매출구성비가 역대 명절 세트 판매 이래 최대치인 40.1%로 전년 추석에 비해 구성비가 4.8% 늘었다. 이는 건강을 중요시하는 최근 선물 트렌드와 더불어 명절 초반의 메르스 사태 및 여름 폭염 등의 이유로 건강을 챙기기 위한 홍삼제품 등이 고객들의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부정청탁금지법도 고객들의 선물 구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추석 10만원 이하 금액대의 세트상품 매출구성비는 전체 매출구성비의 39.1%였으나 현재까지 광주점의 경우 483.8%로 전년에 비해 4.7% 신장했다. 5만원대 이하의 샴푸·치약세트와 참치·스팸 세트 등 가공생필 세트 매출도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28.2% 신장을 기록했다. 또 올해 설 처음으로 국내산 농·축·수산물에 대한 선물가액이 10만원으로 상향조정되면서 한우실속 세트(9만9천원, 2㎏), 영광 법성포 알뜰 굴비세트(900g, 10만원) 등의 10만원 이하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도 전년대비 64% 신장했다.

양도원 롯데백화점 광주점 식품Floor장은 “건강을 기원하는 고객들의 마음이 선물세트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며 “주고받은 행복 가득한 선물을 통해 모두 넉넉하고 풍성한 한가위를 맞았으면 한다”고 말했다./최환준 기자 choih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