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해외여행과 성행 예약 등이 늘어나면서 명절 풍속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악의 실업률로 인해 취업준비생들은 여전히 스펙쌓기에 여념이 없는 반면 명절에 자신의 행복을 중시해 ‘욜로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은 늘어나고 있다.

◇최장 9일 연휴 해외여행

명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최근 고향을 방문하는 수가 줄어들고, 개인적 여가를 즐기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항공 예약률이 치솟고 있다. 대체 휴일까지 5일, 개인 휴가를 이틀 붙이면 최장 9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에 인기 관광지 노선은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22-30일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항공 예약률은 90%에 달한다. 지난해 10일간의 추석(9월30일-10월9일)에 비해 다소 주춤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저가항공의 성장으로 항공편 선택의 폭이 다양해져 너도나도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쁘띠성형 예약 폭주

추석 연휴를 앞두고 보톡스, 필러와 같은 ‘쁘띠성형(칼을 사용하지 않고 주사를 이용해 시술하는 성형수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쁘띠성형은 주로 얼굴 부위에 시술해 갸름한 얼굴 윤곽 라인 또는 볼륨 있는 입체적인 얼굴을 만드는 시술로 시간과 비용적으로 부담이 적다. 이에 추석연휴에 예약을 잡으려는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미용성형업계 전문가들은 연휴를 맞아 필러·보톡스를 예약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성예약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명절 잊은 취업준비생들

3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중인 취업준비생 기현호(29)씨는 “이번에도 도서관에서 공부할 생각”이라며 “이제 결혼할 나이도 됐는데, 아직까지 취업을 못하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귀띔했다.

청년실업률이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취준생들은 추석 연휴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공부에 여념이 없다. 많은 취준생들이 극심한 취업난으로 인해 부모·친척들의 눈치를 보면서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외여행·성형 예약 그리고 취업 스트레스로 인해 고향을 찾지 못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과거에 핵가족·다가족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명절 풍속도 바뀌어 가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젊은층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소비형태인 욜로라이프를 이번 연휴에 접목 시키려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란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문장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 하는 태도를 뜻한다. 장기간 연휴는 욜로라이프를 즐기기에 최적기다.

/김동수 기자 kds6400@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