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괘(臨卦)의 육사는 ‘지임 무구’(至臨 无咎)다. 즉 ‘지극하게 임함이니 허물이 없다’는 것이다. 육사는 군위 아래에 있어 대신의 위치이고 음위에 음효가 있어 정위(正位)를 득했으니 자기를 과신하는 바 없고 초구와 음양(陰陽) 상응(相應)하고 있다. 즉 육사는 지위는 낮으나 실력 있는 초구와 응하니 밑에 있는 사람에게 구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윗사람이 실력 있는 현인을 찾는 것과 같아 공명을 찾는 유비의 입장이다. 삼고초려(三顧草廬)해서라도 현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점해 육사를 얻으면 스스로 일을 행하기보다는 부하를 천거해 활용해야 공을 얻을 수 있다. 본인은 힘이 없지만 능력 있고 수완 있는 사람이 뒤에 있다. 거래, 사업, 소망 등에서는 능력 있는 아랫사람을 활용하면 성공할 수 있다. 혼인은 연상, 손위의 여자가 음양 상응한 초구에 해당하는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이니 여자가 남자를 구하러 가는 것이다. 변괘가 여동생이 늦게 시집가는 뇌택귀매(雷澤歸妹)이니 혼인은 조금 부자연스럽다. 잉태는 무사하나 늦는다고 생각했으니 예상 외로 빨리 낳아버린다. 기다리는 사람은 오고 가출인은 번잡한 곳에 있으며 분실물은 발견된다. 병은 남녀관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배 부위나 복막, 자궁병 등이고 또한 변괘가 진(震)으로 정신착란, 정신계통의 색정광 등이라 판단할 수 있고 중증이면 위험하다. 날씨는 비가 오거나 해가 나는 등 변화가 많다. [실점예]에서 내가 어떤 것을 원하려 했을 때 육사를 얻으면 잘 안된다. 육사는 내가 밑에 있는 초이효의 사람에게 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함을 이루기가 어렵다. 처음에는 안 되니 삼고초려해야 얻을 수 있다.

구이의 효사는 ‘지임 대군지의 길’(知臨 大君之宜 吉)이다. 즉, ‘지혜롭게 임해 대군의 마땅함을 얻으니 길하다’는 것이다. 육오는 임괘의 정괘주(定卦主)이고 임의 때와 성질, 성행, 처신하는 방법 등을 잘 알고 있는 주효(主爻)로서 구이의 강력한 아랫사람을 잘 쓸 수 있다고 해서 ‘지임’(知臨)이라 했다. 모든 일을 잘 판별해서 임하는 지임을 행하는 자가 바로 대군(大君)인 육오이며 육오로서 해야 하는 중도의 마땅한 일이 인재등용인 것이어서 상전(象傳)에 ‘대군지의 행중지위’(大君之宜 行中之謂)라 했다.

점해 육오를 얻으면 육사와 같이 판단하여 대개의 일들에 대해 길한 의미를 취한다. 육사에서 부하나 손아랫사람을 세워서 일을 하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육오의 때도 대리인을 세워 추진하면 최상책으로 아주 좋은 때이다. 그러나 스스로 하는 것은 아니므로 분수 외의 일에는 나서지 말고 완급의 마땅함을 조절해야 한다. 변괘가 수택절(水澤節)이니 대나무가 마디(節)를 두고 곧고 길게 부러지지 않고 성장하는 바와 같이 한 단계씩 쌓아가는 방법이 성공의 비결임을 알아야 한다. 치우천왕의 군주처럼 지혜롭게 모든 사람의 마음을 읽어 임하는 것이 대군의 뜻(大君之宜)이니 길하다. 따라서 사업, 거래, 소원 등에서도 하나하나 단계를 거쳐 점점 성과를 얻도록 방침을 정해야 한다. 혼인은 좋은 인연이니 서두르지 말고 먼저 주변사람부터 내 편으로 만들고 분위기를 조성해 자기에게 끌려오도록 해야 한다. 잉태는 모태에 고뇌가 있고 임산(臨産)의 경우라면 평산이다. 기다리는 사람은 기다리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 급하게 돌아오고 가출인은 격분하여 뛰쳐나가 사람이 많은 곳에 숨어 있으나 호출하면 돌아오며 분실물은 다른 물건에 가려 있어 찾기 힘들다. 병증은 감(坎)을 수(水)로 하고 태(兌)를 토한다는 상이니 구토하는 일이 있고 곤지가 감수로 변해 위(胃) 중에 식독이 체해 머리가 아프고 절괘이니 관절이니 뼈마디에 통증이 있어 오래가나 중증은 아니다. 날씨는 흐리고 비가 온다.

상육의 효사는 ‘돈임 길 무구’(敦臨 吉 无咎)이다. 즉. ‘독독한 마음으로 임하니 길하고 허물이 없다’는 의미다. ‘돈’(敦)은 깊고 두텁다는 뜻이다. 임괘도 상효에 오면 임의 중심(초구 구이)에서 멀어져 더 이상 임하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또한 육삼과는 응의 관계에 있지만 같은 음으로 서로 응하지 못하는 적응(適應)이므로 육삼처럼 달게 임하지 않고 돈임(敦臨)은 독실하게 임한다는 것이니 신중하게 임하면 무구하다는 것이다. 상전(象傳)에서 ‘돈임이 길한 것은 뜻이 내부에 있기 때문’(敦臨之吉 志在內也)이라 한 것은 비록 외괘의 끝에 와 있으나 아직은 은퇴해 밖으로 향하지 말고 여전히 안을 다스리는 일이 길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점해 상육을 얻으면 주변사람들은 당자를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지만 가까이 하지 않은 때이나 그렇다고 화를 내거나 의기소침해서는 안 된다. 임괘의 상효에 와 있어 이제는 세상의 부귀에 관심이 없고 세속의 일을 포기·초연·초월했으나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오더라도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 즉, 그동안 힘들어 쉬고 싶지만 끝까지 일을 해야 하고 자기가 세운 목표를 향해 의지를 버리지 말고 대기하고 있으면 호기(好機)의 파도가 온다. 상육은 은퇴하는 위치에 있지만 아직은 능력자인 초구, 구이를 도와 돈독한 마음으로 새로 시작하는 일을 지원해야 할 때이다. 사업, 거래 등에서는 끈을 놓지 말고 형세를 살펴 부단한 관심을 가져야만 기회가 온다. 혼인은 부인 등은 혼인하고 싶어 죽겠지만 좋은 상대가 나타나지 않은 때이니 이러한 때에는 일에 임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잉태는 얼마 되지 않았다면 정력을 소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임산(臨産)이라면 무사하다. 기다리는 사람을 오고 가출인은 돌아오고 싶어서 집 근처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으며 분실물은 아직은 집 안에 있어 찾을 수 있으나 원래의 상태는 아니다. 병점에서는 ‘돈독하다’는 것은 병의 뿌리가 깊다는 의미다. 밖에서 보다는 내적인 장애가 많고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경우가 많아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부위는 머리에 해당하고 대진(大震)의 역상(逆象)으로 변하여 대열, 변비, 불식(不食)의 상이다. 날씨는 흐리고 운무(雲霧)가 가득하다.

[실점예]에서는 상효를 얻으면 가히 좋지 않게 해석한다. ‘돈’(敦)이라는 글자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이 집의 매매가격이 얼마나 될까?”하면 돈독하게 임한다고 했으니 비싸고 두텁게 팔려고 한다. “날이 어두워져서 비가 올까, 눈이 올까하는 천시점”에서는 가을에 점해 동전만한 우박이 쏟아 졌다. ‘전쟁 발발 여하점’에서는 전쟁에 임한다. “모인이 올 것인가”를 묻는 점에서 임한다. 다음은 일본의 명인 카토 다이카쿠(加勝大岳)의 한 명점예이다. ‘모인의 가옥건축 가부’를 점해 중서법(中筮法)으로 임괘 삼효가 동해 임지태(臨之泰)를 얻고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임괘는 크게 보아 대진(大震)의 괘로서 진(震)을 가지고 나무로 하고 건축을 하고 진동분려(振動奮勵)의 뜻이 강해 이미 집을 짓기 위해 설계를 하고 있는 기미도 보인다. 소장생괘(消長生卦)로 보면 양의 세력이 강하게 나아가고 있으니 이미 건축을 하기로 결정했는데 걱정되는 마음이 들어 문점한 것이다. 삼효의 효사에 ‘감임 무유리 기우지무구’(甘臨 无攸利 旣憂支 无咎)라 했으니 달콤하게 임하면 이로운 바가 없고 이미 이를 근심하였으면 허물이 없다. 이는 가볍게 임하면 실패하니까 충분히 근심 걱정한 후에 실행하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건축하는 과정에 특별히 잘못된 일이 없어 무사히 건축을 마쳤으나 대진의 상으로 건축의 시기가 조금 빨랐던 것이다. 당자는 직장 근처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여동생이 함께 살려고 했으나 본인은 전근으로 건축된 집을 쓸 수가 없고 집을 넓고 손은 부족해 어머니가 힘들다고 말했다.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