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불법 재취업 의혹,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과 사법행정권 남용, 국군기무사의 비상계엄 선포 대비 계획 의혹,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채용비리, 경찰과 결탁한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 등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국가권력은 헌법 제1조 2항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형식적인 선언에 불과하고 1퍼센트를 위한 시스템으로 전락되었다. 이것은 1퍼센트에게 집중된 비정상적인 국가권력이 시장경제 시스템을 왜곡시켜 비효율적이고 불안정하게 작동되고 정치 시스템을 돈과 조직으로 움직이게 하고 권력과 부에 의해 판결이 거래되어 법치주의와 사법 시스템마저도 흔들리게 하여 민주주의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불평등의 대가(The Price of Inequality)’에서 언급한 ‘배너티 페어(Vanity Fair)’잡지의 기사 제목인 ‘1퍼센트의, 1퍼센트를 위한, 1퍼센트에 의한’ 시스템으로 궁극적으로 사회 전반에 극심한 불평등을 초래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였다. 이것은 국가의사결정 과정에서 대다수의 사회구성원을 희생시키고 오직 1퍼센트만의 부와 권력을 누리기 위해 국가권력을 동원하여 국민 99퍼센트를 불행하게 만드는 상황인 것이다. 한국경제는 시장과 정부의 균형과 견제로 압축 성장을 달성하였다. 성장 기간 중 시장은 효율성이라는 명제로 정부는 공평성과 공정한 기회라는 명제로 대다수 국민의 후생복지를 증대시켜왔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내총생산은 2-3%대 저성장과 더불어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어 대다수 서민들의 생활수준은 나아지지 못했지만 부는 상위층으로 더욱 집중되고 부동산시장은 매우 불안정하고 실업을 양산하는 고용시장은 불평등의 원천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장의 독과점 방지와 공정거래를 감시해야 할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위 관료들은 퇴직 간부들의 불법적인 재취업을 기업들에게 청탁하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것은 1퍼센트만을 위한 시스템으로 시장의 정상적인 작동을 국가권력으로 차단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대기업과 수입자동차 업체는 돈으로 국가권력을 매수하여 노조를 와해하는 공작을 펼치고 권력과 결탁하여 각종 인허가를 받아내고 결함투성인 자동차를 판매하여 소비자들의 안전을 무시하며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은 공정한 채용 기회마저도 박탈하여 경쟁시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그나마 사법시스템은 국가권력에 대항하여 사법부의 독립과 개혁을 요구하는 사법파동을 겪으면서 양심적인 재판으로 명맥을 유지하여 왔다. 그러나 민주주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마저도 국가권력에 의존해서 법관사찰, 재판거래라는 초유의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으로 이미 법치주의와 사법시스템은 무너졌다. 현실적으로 사법시스템의 접근은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대기업과 권력층이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권력기관이나 대기업은 힘없는 서민, 근로자와 여성 등을 상대로 협상할 때는 합의를 종용하거나 소액의 금액을 제시하면서 회유하지만 합의하지 않으면 재판으로 서민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시간과 비용을 부담지게 하고 끝내 죽음으로 내몰곤 하였다.

지금까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개혁의 어젠다는 매번 제시되었다. 그러나 개혁은 이념, 지역, 세대의 차이로 정치권, 관료집단, 이익단체들의 지대추구로 상당수는 사장되고 일부는 미완성 형태로 이루어졌다. 이런 시스템 상황에서 관련자 처벌 및 재발방지, 사법부의 자정 노력, 국군기무사의 기관명칭 변경 및 권한 제한, 고용 촉진을 위한 대기업의 투자 분위기 조성 등의 처방은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하다.

지금은 대다수 국민들을 위한 대한민국의 진정한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개헌이 이루어지 않는 상황에서 정치 개혁은 현재의 대통령제에 대한 상호 견제를 위해서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가 반영하고 소수의 이익도 대변하는 경쟁적인 정당이 출현할 수 있도록 소선거구의 선거제도 개편하고 유럽형의 비례대표 시스템도 도입하는 것이다. 또한 최근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사건에서 보듯이 현재와 같은 낮은 투표율에서는 자금과 조직력으로 당락을 결정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투표율이 현저하게 높은 호주,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유권자들에 대한 제재 방안도 마련하여 높은 투표참여로 정치적 의사결정이 대다수 서민들의 관심사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경제개혁은 정경유착을 근절하여 차입 투자 규제와 약탈적 금융부문의 규제, 독과점 방지의 강화, 대기업 오너와 최고 경영자들의 기업권력을 제한하는 기업지배구조의 개선, 조세회피와 조세포탈 차단 등으로 과도한 부를 지닌 상위 1퍼센트에게 유리한 경제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이다. 사법개혁은 권력과 부로부터 법이 모든 국민들을 공정하게 적용되고 판결은 사법적 정의에 입각하여 불법과 탈법을 자행하는 국가권력과 기업, 이익단체에게 엄한 처벌과 보상의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제 한국사회는 민주주의, 자본주의, 법치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근원적 개혁의 어젠다를 실천함으로써 공평하고 공정한 기회 균등으로 모든 국민의 생명과 행복을 지켜주는 국가권력 시스템을 회복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