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시각장애인들의 활동사를 엮은 책이 최근 나왔다. 시각장애인들의 활동사를 정리한 책은 전국적으로도 드문 일이어서 이번 활동사 편찬은 화제를 모은다.

㈔광주시시각장애인연합회(회장 최삼기)는 최근 ‘광주광역시시각장애인연합회 40년사’(이하 40년사)를 발간했다. ‘시각(視覺) 40년, 마음으로 보다’를 부제로 한 40년사는 광주지역 시각장애인들이 은둔을 벗고 협동의 첫 발을 뗀 197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의 40년 역사를 정리한 활동집이다.

광주지역 시각장애인들이 자신들의 활동사를 모아 정리해 40년사를 펴낸 것은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1988년 4월23일 열린 맹인복지회관 기공식 장면. /광주시시각장애인연합회제공

책은 오늘날 광주시시각장애인연합회의 모태가 1976년 광주지역 시각장애인 소모임을 비롯해 1978년 안마수련원을 문 열어 운영하는 등 1981년 ㈔광주맹인복지협회 전남지회 발기인 총회를 전·후로 한 어려웠던 과정 등을 발굴해 게재했다.

또 어엿한 맹인복지회관을 문 열어 다양한 시각장애인 대상 복지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재까지 발전과정 등을 담았다. 특히 40년사에는 시각장애인들의 복지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애썼던 초창기 시각장애인들의 눈물어린 활동, 맹인복지회관 건립마련을 위해 멀리 이국에 사는 호남출신 재일동포들의 성금 모금, 그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재일동포 동강 하정웅 선생 등의 눈물겨운 활동상이 사진자료와 함께 실려 있다.

40년사는 1978년부터 창립 초기의 과정을 담은 ‘창립’편과 조직과 재정상황 변화를 담은 ‘운영’편, 회관건립을 비롯해 시각장애인 대상 각종 지원·교육·문화·복지·협력활동을 담은 ‘사업’편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부록으로 회원과 역대 후원자 명단, 40년 연혁, 회관 건립과정 주요 자료 등을 실었다.

㈔광주시시각장애인연합회는 40년사 발간위원회(위원장 강명호)를 구성해 지난해 초부터 1년6개월간의 자료조사와 집필 과정을 거쳐 40년사를 펴냈다.

최삼기 회장

최삼기 ㈔광주시시각장애인연합회장은 “40년사는 사무실 하나 없이 거리를 헤매며 사회적으로 냉대 받던 시각장애인들이 어엿한 맹인복지회관을 갖고 활동하기까지 눈물겨운 사연들이 많이 들어 있는 의미 있는 결과물”이라며 “40년사가 발간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돕고 조직발전에 애써준 선배 시각장애인들, 주변의 후원자, 기부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 “40년사 출판을 계기로 광주지역 시각장애인들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면서 건강한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책은 공공기관과 도서관에 배포될 예정이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