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동명동에 위치한 A대형교회가 신축을 추진하자,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동명동의 문화자산인 옛 골목길과 이곳에 담긴 역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는 반면 A대형교회는 “건축법상 문제없다”며 추진을 강행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광주 동구청에 따르면 최근 신축 건설을 요청한 A대형교회의 건축심의가 통과됐다.

해당 교회는 현재 200여 차량이 들어설 수 있는 주차장 부지에 대지면적(지하 주차장 1층 포함·170대 주차 가능) 2천여㎡ 4층 규모로 교회 본당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

본래 건물이 있던 자리는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롭게 교회 광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현재 해당 교회는 인·허가에 앞서 도시미관 향상, 공공성 확보 등을 따져보는 ‘건축심의’를 거쳤으며, 동구청에 정식 건축 허가를 내기 위한 계획서를 작성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회신축에 대해 반발하는 일부 주민들은 플래카드를 집 앞에 내걸거나 구청 건설과에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회 인근 주택단지가 늘어선 동명동 자체가 골목 폭이 6m도 채 안돼 차량 두 대가 다닐 수 없는데다 공사가 시작되게 되면 주민들의 불편 사항은 불보듯 뻔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다양한 역사문화사적지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동명동의 옛 흔적이 훼손된다는 주장이다.

교회 신축을 반대하는 한 주민은 “이곳은 다양한 역사문화사적지가 분포돼 있고, 최근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카페 거리가 활성화돼 있지만 교회는 이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신축 공사는 되레 동명동의 발전이 아닌 인구 공동화 현상, 문화파괴, 젠트리피케이션을 유발하는 이기적 발상”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인근에는 노인복지 센터가 있고 대부분 고령의 주민들이 살고 있어 보행자 안전문제와 교통통행의 불편사항도 예상된다”며 “과거 교회가 들어서며 동명동의 주택도 수십여채 철거된 적이 있었던 만큼, 교회 신축 공사가 진행되면 이 같은 과정이 되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해당 교회 측에서는 건축심의를 통과함과 동시에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해당 교회의 B장로는 “교회가 위치한 도로에도 당초 신축하려했던 부지를 줄이고 보행통로를 마련하고 도로폭을 넓히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며 “현재까지 건축법상 문제되는 사항이 없고, 주민들이 지금처럼 교회 주차장을 무료로 사용 할 수 있게 하는 등 불편이 없도록 주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미 교회 신축과 관련해 건축심의를 통과한 시점에서 주민들과 교회측의 논란이 지속되자, 동구청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동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법적으로 교회가 신축되는 것과 관련해 제한할 수 있는 강제성이 없고, 불법에 해당되는 것은 없으나 공사가 시작될 경우 주민들의 우려도 공감은 간다”며 “주민들과 교회 관계자들이 협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소통의 자리를 마련토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