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우리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반찬이지만 요즘은 김치 담그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먹는 게 부담스러울 지경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반찬인 ‘김치’가 ‘金치’로 불리고 있다. 최악의 폭염으로 배추, 무, 건고추 등 채소가격이 연일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김치 담그는데 들어가는 재료값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어서다.

15일 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광주 양동시장의 김장재료 소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김치 1포기 가격은 약 1만6천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품목은 김장재료로 들어가는 배추, 무, 마늘, 파, 생강, 멸치액젓, 새우젓 등이며, 60포기를 기준으로 환산했다.

13일 기준 배추 1포기의 가격은 6천700원으로 한 달 사이에 무려 76%(2천900원) 상승했으며, 전국 평균치 6천66원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무의 가격은 4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천200원)과 비교해 82% 껑충 뛰었으며, 새우젓도 17%(2천원) 올랐다. 특히 건고추 600g의 가격은 한 달 전과 비교해 -6%(1천원) 감소했으나 전년 동월대비 58%(5천500원) 증가했다.

주부 이모(42·광주 북구 용봉동)씨는 “최근 김장재료를 사러 시장에 나갔는데 국내산 건고추 600g 가격이 1만5천원에 달했다”며 “평소 김장때 60포기를 담그는데 이럴 경우 건고추만 15근(9㎏)이 필요하지만 가격으로 환산하면 23만원이 훌쩍 넘어 김장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이 든다”고 말했다.

북구 오치동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서모(38)씨도 “인건비도 부담스러운 상황인데 채소가격까지 급등하니 장사하는 입장에서 너무 버겁다”며 “밑반찬에서 김치를 빼거나 김치를 대신하는 반찬으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나와야 하는 시점 아니냐”고 토로했다.

채소가격이 급등하면서 김장을 포기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이른바 ‘김포족’이 늘어나 김장김치 대신 포장김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 마켓인 G마켓이 지난 6-7월 포장김치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작황 부진으로 배추와 무 등 채소 생산량이 감소해 오름세를 형성했고, 폭염이 지속될 경우 가격이 더 인상될 것”이라며 “채소가격이 급등한 만큼 김장김치보다 저렴한 포장김치의 수요와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최환준 기자 choih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