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그대 가슴속
얼마나 많은 꽃을 피워 댓 던 가
젊었을 땐 오직 너 하나만을 위한다며
침 흘리며 무릎 꿇고 싹싹 했었지
그리 어렵게 얻은 너 같은 꽃 피워도 보고
색다른 꽃 피워 자랑도 치고
오기 창창 고집 꽃도 피고
살아생전 함께한지 어언 반세기
세상은 뒤집혀질 정도로 변했지만
일편단심 민들레
반백 때 날린 씨방 튼실히 자라기만 빌다
백발이 다 되어버린 당신과 나
서로가 의지하고 감사하며
아프진 말라며 챙기는
나보다 더 귀중한 한 송이 꽃
뭐든 수긍하며 찬양해야할 사람
나, 이제야 고개 숙여야할 가치를 알아
미안 차리니 눈떠 새로운 것 보이고
귀 뚫려 듣지 못한 소리도 들려
싫고 미웠던 것 다 좋고 다 예쁘니
더 바랄 것 없는 충만
날마다 당신께 감사 감사뿐이네


<해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은 배우자와의 만남이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남녀가 만나서 평생 반려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 아니고선 설명할 길이 없다.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그 세월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반백년 부부의 삶은 그 자체가 한 송이 꽃이다.

<약력> 시집 ‘너랑 나랑 그리고’ 외 다수, 아시아서석문학 이사, 광주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아태문인 협회원, 인류문학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