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작가와 미술사에 대해 한권으로 정리한 책이 나왔다.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오병희<사진>씨가 쓴 ‘예술가열전-남도미술사’다.

오 연구사는 전시기획자이자 미술평론가로서 남도 작가와 작품을 접하면서 남도 미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아시아문화’ 등에 기고글을 써내려갔다. 이를 정리해 남도에서 활동한 작가 40명과 미술사에 관한 책을 총 4장, 440페이지에 담아냈다.

오 연구사는 남도회화의 시작을 윤두서로 보고 한국화, 서양화, 서예, 현대의 미디어아트에서 활동을 한 남도를 예향으로 만든 미술가들에 관한 글을 게재했다.

책 제1장은 ‘한국 남종화의 창조적 계승’이다. 남도 남종화는 동북아시아의 공통문화라는 보편성과 함께 남도에서 발전했다는 특수성을 가진 남도를 상징하는 미술이다.

조선후기 공재 윤두서, 조선말기 소치 허련, 근현대를 대표하는 의재 허백련과 남농 허건 등 남도 남종화의 스승들과 이들에게 남종화를 배우고 전승한 예술가들에 관한 글을 통해 남종화의 맥이 현재까지 남도에서 창조적으로 계승되고 있는 점을 보여준다.

제2장 ‘빛과 추상으로 그린 서양화’는 남도의 모더니즘 미술에 관한 내용을 담는다. 오지호는 밝고 맑은 한국적인 색을 근간으로 서양화를 가르치면서 남도서양화단을 형성한다. 이후 임직순이 1961년 조선대 교수로 부임해 제자를 양성하면서 빛을 기반으로 자연의 생명, 아름다움을 그린 독자적 양식의 남도 서양화가 전개된다.

또한 한국 추상미술의 시작은 남도로, 김환기가 우리나라 추상미술의 선구자이며 모더니즘 현대회화라는 앵포르멜운동이 강용운, 양수아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로 시작됐다. 이후 전개된 ‘에뽀크’회의 모더니즘 미술운동에 관한 글이다.

제3장은 ‘시대를 이야기 한 민중미술’은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예술가를 통해 본 민중미술의 시작과 전개에 관한 내용이다.

한국 민중미술사에서 중요한 사건은 광주민주화운동으로, 1980년대 민족민중운동의 성과인 걸개그림, 깃발, 벽보, 플래카드 등을 집회에 이용했다. 1980년 5월 광주를 경험한 남도의 미술인들은 현실 참여적이고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민중미술을 그렸다. 여기에선 강연균, 손장섭, 여운, 황재형 등 남도를 대표하는 민중미술작가에 관해 알아봤다.

제4장은 ‘남도의 미술 : 동국진체, 도자공예, 뉴미디어아트’다. 남도는 18세기 민족적 자의식을 근간으로 한 한국적인 서풍인 동국진체가 출현하고 계승·전개했다. 고려청자, 조선 분청사기의 중요한 산지로 현재까지 많은 도예가들이 활동을 하는 지역이다.

마지막에 살펴 본 분야는 뉴미디어아트로 1995년 광주비엔날레 ‘인포아트전’에 뉴미디어아트가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 이에 영향을 받은 광주에는 미디어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의 예술세계에 대해 조명한다.

책을 발간한 정진백 아시아문화커뮤니티 대표는 “‘예술가열전-남도미술사’는 광주와 남도에서 전개된 다양한 미술을 알아보는 책으로 남도 작가와 작품 소개를 통해 한국 미술의 뿌리가 되는 남도미술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저자 오병희는 오지호 화백의 손자로 광주에서 태어나 서강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 동 대학원 미술학과에서 미술비평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부산시립미술관과 광주시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를 거쳐 현재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로 일하고 있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