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씻고 먹고 일하고.

똑 같은 일상이 반복될 때마다 우리는 일탈을 꿈꾼다.

멀고 먼 여행길이 아니어도 좋다. 잠시 잠깐 길고도 깊게 호흡하며 바람에 흔들리는 잎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수다를 떨어보는 것도 좋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그림을 감상하고 좋아하는 책을 읽고 좋아하는 음악을 반복해 듣는 것 또한 힐링이 된다.

얼마 전,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진행된 세종솔로이스츠의 세레나데 또한 멋진 일탈이었다. 수 십 번을 듣고 또 들었던 사라사테의 바이올린 협주곡 찌고이네르바이젠을 추억하며 도착한 빛고을시민문화관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현악기로만 구성된 음악회 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에서부터 중 장년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모두가 하나 되는 흥겨운 어울림이었다.

시작은 익숙함이었다.

‘G 선상의 아리아’로 더 알려진, 음악의 아버지 바흐 곡인 관현악 모음곡 제3번 D장조 BWV 1068중 ‘아리아’로 시작해, 빠르고 경쾌한 스페니쉬 풍의 세레나데와 심플 심포니로 이어질수록 스르륵 눈이 감겼다. 눈 앞 가득 푸르른 바다가 펼쳐지는가 싶더니,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고, 초록으로 물들 들판이 아스라이 보였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배스, 4 종류의 현악기들이 따로 또 함께 어우러질 때 마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어나고 나비가 날고 햇살이 드리웠다.

연주자들이 모두 활을 바닥에 내려놓고 손가락을 이용해 현을 튕기거나 뜯어 연주하는 모습도 신선한 즐거움이었다.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브리튼의 심플 심포니의 2악장으로 손가락을 이용해 피치카토로만 연주하는, ‘장난기 많은 피치카토’가 흐를 땐 손가락이 근질근질, 누군가에게 다가가 속삭이며 간지럼을 태우고도 싶었다. ‘저녁의 음악’ ‘연인에게 부르는 사랑의 노래’라는 세레나데의 의미처럼 참으로 흥겹고 달콤한 시간이었다.

美 CNN이 ‘세계 최고의 앙상블 중 하나’라고 극찬한 세종솔로이스츠는 1994년 강효 줄리아드대학 교수가 한국을 주축으로 8개국 출신, 최정상 기량의 젊은 연주자들을 초대하여 현악 오케스트라를 창설함으로써 시작되었다. 그 후 지금까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400회가 넘는 연주회를 가져왔다. 세종솔로이스츠는 카네기홀과 케네디 센터 자체기획공연에 초청받은 유일한 한국 단체이며 이외에도 링컨 센터의 앨리스 털리홀, 런던 카도간홀, 파리 살 가보, 일본 산토리홀, 베이징 NCPA 콘서트홀, 타이완 국립예술극장 등의 국제무대에서 연주를 해왔다. 세계 각지의 언론과 음악평론가들로부터 ‘보기 드문 응집력, 아름다운 음색, 신선한 연주를 보여주는 최고의 앙상블’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에 한국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광주문화재단이 주최한 ‘2018 우수공연초청기획사업’으로 ‘문예회관과 함께 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의 일환으로 총 4회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사업비의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으로 지원받아 진행되는 사업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공연은 단 1회, 10월4일에 공연될 ‘국립합창단 흥겨운 합창여행’이다.

마음먹고 진행하고 있는 행사이니 만큼,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모두가 하나 되어 예술이 주는 기쁨과 문화를 마음껏 누리는 흥겨운 합창여행이 되길 기대한다. 보다 멋진 일상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