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민족 말살 정책의 일환이었던 ‘창씨개명’에 대해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쓴 동화책이 나왔다. 신현수씨가 지은 ‘내 이름은 이강산’(꿈꾸는 초승달 刊)은 일제 강점기 창씨개명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평범한 소년 강산이를 통해 ‘창씨개명’이라는 광풍이 휘몰아치던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산이가 다니는 소학교의 조회시간은 황국신민선사를 외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일본 신민임을 외치며 천황 폐하가 있는 동쪽으로 절을 한다. 궁성요배가 끝나자 교장선생은 창씨개명을 하지 않는 아이들은 학교를 다닐 수 없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고지식한 할아버지를 둔 강산이는 창씨개명을 하지 못하고, 학교를 못 다닐까 두려웠던 강산이는 할아버지께 이름을 바꿔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족보를 보여주며 조상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성을 바꾸는 것은 가문의 역사를 끊는 불효이자 민족의 뿌리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이름을 바꾸지 못한 강산이 때문에 작은누나는 정신대로 끌려갈 위기에, 막내삼촌은 북간도 노동자로 보내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

출판사 관계자는 “창씨개명은 소중한 이름을 일본에게 빼앗긴, 가슴 아프고 수치 스러운 우리 역사”라며 “그러나 이를 기억하는 것은 국권의 소중함을 깨닫고 우리가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누리고 있는 권리가 어떤 역사를 거쳐 주어졌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지은이 신현수는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국민일보 기자로 일하다 2001년 동화로 샘터상을 받았고, 2002년 여성동아 장편소설에 당선되며 작가가 됐다. 동화부터 청소년 소설, 어린이 지식정보책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글을 쓴다. 지은 책으로 동화 ‘하람이의 엉뚱한 작전’, ‘용감한 보디가드’, ‘유월의 하모니카’, 어린이 지식정보책 ‘제비 따라 강남여행’, ‘전화 왔시유, 전화!’ 등이 있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