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강진 10대 여고생의 행적이 닷새째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된다.

수색 현장 등에 전남지방경찰청 소속 직원들은 물론 타 지방경찰청 소속 수사인력 6명과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 4명, 기동대 10개 중대(800여명)가 동원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실종된 A(16·고1)양 찾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되,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아빠 친구’의 수상한 행적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강성복 전남경찰청장은 20일 오전 전남경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강진경찰서 소속 인력 575명과 헬기·드론·탐지견 등을 동원해 A양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경찰청으로부터 유사 사건에 경험이 있는 인력 등을 충원해 주겠다는 연락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이어 “실종된 A양과 만나기로 했던 B씨의 행적을 수사한 결과 상당한 의도와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용의자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A양 아버지 친구이자 가족끼리도 잘 아는 사이였던 B씨는 ‘알바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이상한 행적은 A양이 사라진 지난 16일에도 계속됐다.

A양이 집을 나설 당시 B씨의 검은색 승용차가 A양의 집과 600여m 떨어진 곳 CCTV에 찍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의 승용차는 도암면 지석마을로 들어간 뒤 2시간 넘게 지나 마을을 빠져나왔고 오후 5시35분께 강진읍의 집에 도착했다.

B씨는 당시 휴대전화를 집과 인접한 자신의 가게에 두고 외출했으며 승용차 블랙박스도 꺼놓았다.

집 인근 CCTV에는 B씨가 귀가 후 의류로 추정되는 물건을 불태우고 세차를 하는 모습도 찍혔다.

밤까지 돌아오지 않은 A양을 걱정한 어머니가 오후 11시30분께 찾아왔을 때도 B씨는 자신의 가족에게 “불을 켜지 말라”고 한 후 뒷문으로 달아났다.

B씨는 집에 휴대전화를 두고 달아난 뒤 6시간여만인 17일 오전 6시17분께 집 근처 철도 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B씨가 저항하거나 다른 사람과 접촉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B씨가 A양에게 연락한 기록이나 직접 만난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위와 같은 정황 증거들을 토대로 B씨를 실종 사건 용의자로 보고 있다.

강 청장은 “B씨 주거지와 가게, 차량을 수색했지만 A양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차 안 유류품 80여점에 대해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며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도암면 일대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양이 실종 전 친구에게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신고해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