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표류하다 민선 6기 막바지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광주시의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또 다시 터덕대고 있다. 단독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민간사업자가 평가심의위원회에서 ‘부적격’ 결정을 받아 사업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시는 민간사업자 재공모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민선 7기 출범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신임 시장 취임 이후 추진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어등산관광단지 평가심의위원회는 국제자산신탁에 대한 심의를 벌여 ‘부적격’ 결정을 내렸다. 광주시는 지난 18일 이 같은 심의 결과를 국제자산신탁에 최종 통보했다.

평가에서 국제자산신탁은 평가심의 항목별 합산 총 1천점 중 적격 판단 기준인 850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분야 별 배점은 개발계획 23%(230점), 사업수행능력 23%(230점), 공공기여방안 23%(230점), 가격평가 20%(200점), 관리운영계획 11%(110점) 등 5개 분야다.

민간사업자 공모 지침에는 사업신청자의 경합이 없더라도 평가심의위원회 평가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850점 이상을 받은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심의과정 및 내용은 비공개로 진행됐기 때문에 추후 공모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자세한 것은 공개하기 어렵다. 부적격 결과는 지난 18일 해당 사업자에게 통보했다”며 “앞으로의 향후 일정은 재공모를 할 것인지 검토 중이고, 예정된 시기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광주지역 현안 중 하나인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 역시 민선 7기 출범 이후 신규 민간사업자 재공모 등 정책 방향을 설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자의 광주혁신위원회의에서도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광주혁신위원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어등산관광단지와 관련, 광주시의 추진과정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듣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적격 결정을 내린 공모 결과에 대한 별도 보고를 받고 난 이후 분과위 내부 의견이 정리되면 향후 방침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광주지역의 부족한 관광인프라 확충과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원에 민간자본 3천400억원을 투입, 각종 유원지와 휴양시설·호텔·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광주시는 10년 넘게 진척이 없는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민관위원회를 열어 상가시설 면적을 2만4천170㎡로 제한하는 대신, 숙박시설 및 휴양문화시설 등은 사업신청자가 자율적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제한 사항을 최소화해 지난 4월 민간사업자를 공모한 바 있다. /김다이 기자 ssdai@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