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공장 설립 투자>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로 관심이 집중됐던 광주시와 현대자동차의 완성차 공장 설립 투자 협약식이 돌연 연기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가 민선 6기 윤장현 시장의 역점 사업인 만큼, 지난 1일 현대차의 투자의향서 제출 이후 윤 시장의 임기 내에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일단 19일로 예정돼 있던 협약식이 무기한 연기된 것은 광주시와 현대차가 세부 내용 합의에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시청 안팎에서는 민선 7기 이용섭호(號) 출범을 코앞에 둔 시점에 추진된 협약 체결 계획이 광주시와 현대차 모두 부담스러웠던 것 아니냐는 뒷말도 무성하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당초 19일 오전 개최키로 했던 현대차와의 완성차 공장 설립 투자 협약식이 연기됐다. 후속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협약식 연기는 광주시와 현대차가 적정 임금 수준, 투자 규모 등에서 이견을 드러낸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광주시는 적정임금으로 4천만 원 수준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 노조는 임금 수준 ‘하향 평준화’를 우려해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현대차의 투자 규모에 대한 조율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산방식, 생산규모, 자본규모 등 세부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빛그린 산업단지 내에 총 7천억원을 투자해 연 10만대 규모의 완성차를 생산하는 공장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비 7천억원 가운데 4천200억원을 금융권에서 차입하고 2천800억원은 사업 참여자의 지분 투자 방식으로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광주시가 독립 신설 법인으로 1대 주주가 되고, 현대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2대 주주로 2천800억원의 19% 가량인 530억여원의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광주 완성차 공장 설립이 오는 2021년께 마무리되면 지역에 직·간접적으로 1만2천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공장에서는 현재의 제품 라인업에 없는 1천cc 미만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생산하기로 한 이유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중인 차종을 위탁하려면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민선 6기 임기가 끝나가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차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장과의 협약 체결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양측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협약 체결 보다 완벽한 조율을 거쳐 광주형 일자리를 완성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광주시 관계자는 “아직 완벽하게 투자 합의에 이른 게 아니기 때문에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봐야 한다”며 “양측이 상호 합의하에 연기했고, 좋은 쪽으로 끌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이 기자 ssdai@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