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전설의 록커’는 역시나 달랐다. 90분간 펼쳐진 라이브 무대에 뜨거운 함성과 열기가 더해져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환호성과 박수갈채는 공연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줄곧 이어졌다.

광주매일신문이 창사 27주년을 맞아 개최한 콘서트 ‘Cool Summer-With 박완규’가 지난 15일 오후 광주 상무지구 도심 센트럴호텔 지하 2층에 위치한 라이브 공연장 롤링스톤즈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날 공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행사 시작 한달여 전부터 일찌감치 초대권이 매진되기도 했다.

자리에 참석한 광주시민 300여명은 초여름의 더위를 싹 날려버리는 최고 보컬의 무대를 십분 만끽했다. 관객들은 가수 박완규의 모습과 목소리를 사진과 영상으로 스마트폰 안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본 공연에 앞서 신인가수 강건영·신이한이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달군 후, 긴 머리에 검정 썬글라스, 하얀 셔츠를 걸친 가수 박완규가 무대에 올랐다.

가수 박완규가 지난 15일 콘서트에 온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첫 곡은 ‘네버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부활의 5대 보컬인 가수 박완규의 진가를 한껏 맛볼 수 있는 곡이었다. 전주가 흘러나옴과 동시에 객석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어 ‘론리 나잇’(Lonely night)을 들려주며, 무대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박완규는 30여년 이어온 자신의 노래인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현재 마흔 여섯인 된 제가 본격적으로 가수 데뷔를 한 것은 22년, 노래를 한 것은 30여년 쯤 되네요. 고등학생이던 1989년 처음 마이크를 잡고 본격적으로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지금 서 있는 공연장의 반도 안 되는 크기의 소극장에서요. 그때부터 미군기지 클럽들을 돌며 공연을 다니고 가수로서의 삶을 살기 시작했어요. 광주의 롤링스톤즈에 오니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최근 활동을 시작한 긴 머리의 록커 4인방이 뭉친 프로젝트 그룹 ‘포에버’(FOURever)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록어벤져스’로도 불리는 ‘포에버’에는 가수 김태원·김종서·김경호·박완규가 속해 있다.

“뜻을 같이하는 록커 네 명이 모여 신곡을 내고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박완규는 가수이자 아빠로 살며 아들에게 소홀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그동안 못했던 내면의 이야기들도 관객에게 풀어냈다.

“지난 5일 아들이 군입대를 했어요. 훈련소에서 보낸 짐들이 곧 도착한다고 하는데 아들 생각이 많이 나네요. 가수로 살면서 아빠로서 못해준 것만 생각이 납니다. 제 아들을 떠올리니 부모님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가족 이야기를 하면서 박완규는 고(故) 김광석의 ‘어느 5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어 ‘돌고 돌고 돌고’, ‘누구없소’를 연이어 부르며 가창력을 뽐냈다.

무대의 대미를 장식한 곡은 다름 아닌 ‘천년의 사랑’. ‘박완규=천년의 사랑’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20여년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이어 앙코르 곡으로 ‘여러분’, ‘세월이 가면’ 등을 관객에게 들려주면서 이날 공연을 마무리했다.

“광주시민 여러분,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에 6·13지방선거, 이제는 2018러시아 월드컵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한 주의 스트레스를 이 자리에서 풀어내셨길 바랍니다. 또한 광주매일신문의 창사 27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한편, 가수 박완규는 다음달 7일부터 전국투어 콘서트를 열고 관객들을 만난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