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모와 패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인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남성고객이 지역 백화점업계에서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여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화장품과 해외명품 등의 상품군에서 남성들이 백화점의 VIP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롯데백화점 광주점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고객의 화장품 1인당 구매금액(객단가)은 45만원으로 여성고객의 1인당 구매금액 36만원에 비해 23%(9만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명품 상품군 역시 남성고객의 1인당 구매금액은 170만원으로 여성고객 160만원보다 약 6%(10만원) 정도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체 매출 중 화장품 상품군에서 남성들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크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해 남성고객들의 매출구성비는 26%로 10년 전인 2007년에 비해 화장품 9% 늘었고, 해외명품은 27%로 5%로 신장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관계자는 “최근 20-30대의 남성 고객들이 외모,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화장품 및 악세사리 구매에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며 “경제력을 갖춘 40-50대의 중년 남성들 또한 본인의 사회적 지위와 품위를 드러낼 수 있는 해외명품 구매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처럼 남성의 소비를 사치 및 낭비로 여기는 문화가 사라지고, 옷 잘 입고 잘 꾸미는 남성들을 ‘꽃 청년’, ‘꽃 중년’으로 부르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보인다.

화장품의 경우 과거 로션 한 종류만으로 단순하게 사용하던 남성들이 이제는 피부를 단계별로 체계적으로 관리하거나 더 나아가 메이크업까지 하는 남성들의 비율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시계 및 액세서리들도 패션의 일부로 인식하고 구매를 아끼지 않은 남성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소비트렌드 변화에 따라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소비주체로 급부상한 남성고객들을 잡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지난달 남성들만을 위한 해외명품 전문 편집샵인 ‘엠메부띠끄’를 신규 오픈했다.

인기브랜드인 지방시, 몽클레어, 폴스미스 등 해외 인기 의류 및 악세서리 상품들을 한 곳에 모아 패션에 민감한 남성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실제로 3월 첫 달에 월 매출이 5천만원을 기록한대 이어 4월 예상매출은 7천만원으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비오템’도 남성만을 위한 별도 상품 홍보물을 제작해 고정고객들에게 발송하고 있다.

해당 상품 구매 시 샘플로 남성 전용 단계별 관리 상품을 제공하는 등 남심 잡기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1층 시계매장에서는 27일부터 5월13일까지 모멘토 오리스 시계 25%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갤러리어클락’ 상품 구매 고객에게 5월11일-14일 카드지갑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이 예정돼 있다.

김지우 광주영업부문 남성바이어는 “멋 내는 남성들이 많아지면서 남성 고객이 백화점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남성들만을 위한 전문 매장 구현과 남성 전용 상품 라인 확대가 향후 유통업계의 주요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최환준 기자 choihj@kjdaily.com